"전 세계적으로 큰 규모"…'이곳'에서 2억 년 전 공룡 발자국 수만 개 발견됐다
2025-12-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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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길쭉한 형태를 띠어
일부는 지름이 40cm에 이를 정도로 커
유럽의 대표적인 산악 지형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지질 변화로 오랫동안 가려져 있던 선사시대 흔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흔적은 약 2억 년 전 공룡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발자국 화석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스텔비오 국립공원 고산 지대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은 최소 2만 개 이상에 달하며, 약 5km 구간에 걸쳐 넓게 분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자국은 전반적으로 길쭉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일부는 지름이 40cm에 이를 정도로 크다. 보존 상태가 양호한 화석에서는 발톱 자국까지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밀라노 자연사박물관 소속 고생물학자들은 이 발자국이 목이 길고 머리가 작은 대형 초식 공룡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공룡들은 두 발로 보행했으며, 성체 기준 몸길이는 최대 10m, 체중은 약 4톤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틸리오 폰타나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총리는 "이 공룡 발자국 군집은 유럽 전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 중 하나"라고 전하기도 했다.

발자국의 형태는 프로사우로포드류 공룡의 특징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프로사우로포드는 후기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플라테오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공룡의 조상 격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육식 공룡이나 악어의 조상으로 알려진 아코사우루스 계열 생물의 발자국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에서는 공룡들이 일정한 간격과 속도를 유지하며 이동한 흔적도 관찰됐다. 나란히 이어진 발자국 배열은 집단 이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며, 원을 이루며 남겨진 자국은 외부 위협에 대비한 방어 행동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번 발견은 야생동물 사진작가 엘리오 델라 페라라가 지난 9월 사슴과 독수리를 촬영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그는 해발 2400~2800m에 이르는 북사면 암벽에서 특이한 무늬를 발견한 뒤 직접 암벽을 오르며 발자국임을 확인했다.
![[만화]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공룡 발자국을 발견한 학자.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12/17/img_20251217112151_f618db11.webp)
화석이 확인된 지역은 과거 테티스해 주변에 형성된 넓은 갯벌 지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룡들이 물기가 많은 석회질 진흙 위를 지나며 남긴 흔적이 퇴적물에 덮여 보존됐고, 이후 알프스산맥의 융기와 침식 과정을 거치며 지표로 드러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공룡 발자국 유적지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최지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알파인 스키 경기가 예정된 산악 도시 보르미오에서 약 2km 떨어진 곳이다.
롬바르디아주는 이번 발견을 동계올림픽을 앞둔 지역에 주어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겨울철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 공개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공룡은 언제 나타나고 왜 사라졌나?
공룡은 약 2억 4500만 년 전 중기 트라이아스기 초기에 지구에 처음 등장한 파충류의 일종으로, 백악기 말 약 6600만 년 전 멸종할 때까지 지상 생태계를 지배한 동물군이다. 이들은 육상에서 가장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보였으며, 작은 종부터 길이가 수십 미터에 이르는 대형 종까지 포함됐다.
공룡은 오늘날 새의 조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과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인정된다. 새는 공룡의 한 계통에서 진화한 생물로, 고생물학적 증거는 일부 공룡이 깃털을 지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공룡의 화석은 전 세계 여러 대륙에서 발견되며, 다양한 환경에서 살았음을 시사한다. 발굴된 화석 기록은 이들이 초식과 육식 등 여러 생태적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며, 각각의 종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음식과 서식지를 이용했다.
지질 시대 구분에 따라 공룡은 크게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에 걸쳐 번성했으며, 이 기간 동안 대륙이 하나의 거대 대륙 판게아에서 점차 분리되어 오늘날의 형태로 나뉘는 과정이 진행됐다.
대부분의 공룡은 백악기 말의 대멸종 사건을 통해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이 멸종이 약 6천6백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거대한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시작된 극심한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공룡의 연구는 화석 뼈, 알, 발자국 등 다양한 증거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의 생태, 행동, 진화에 관한 지식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