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업 최초로 '이것' 해냈다… GS칼텍스, 유럽 시장 뚫을 핵심 열쇠 확보
2025-12-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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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동차 플라스틱, 고급 소재로 재탄생하다
유럽 시장 공략의 필수 통과, 리사이클래스 인증 획득
GS칼텍스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폐자동차 플라스틱 재활용 전 밸류체인에 대해 리사이클래스(RecyClass) 인증을 획득하고 수여식을 가졌다. 이날 현장에는 허성우 GS칼텍스 부사장과 인증을 주관한 컨트롤유니온 관계자들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에 획득한 리사이클래스 인증은 유럽 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에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과도 같다. 유럽은 현재 재활용 소재 사용을 강제하거나 플라스틱세를 부과하는 등 환경 정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사이클래스는 유럽 재활용 업계의 60% 이상이 채택할 만큼 막강한 공신력을 자랑한다. 스페인 같은 나라는 이 인증이 있는 제품에 세금을 깎아줄 정도니 그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GS칼텍스가 받은 인증은 폐자동차에서 나온 저급 플라스틱이 어떻게 고품질 소재로 변신하는지, 그 과정이 얼마나 투명한지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뜻이다.
그동안 폐자동차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은 마땅한 재활용 기술이 없어 대부분 소각되거나 땅에 묻혀야 했다. 아까운 자원이 그대로 쓰레기가 되는 셈이었다. GS칼텍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 재활용(MR)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물리적 재활용이란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하지 않고, 잘게 부수고 씻어서 녹이는 방식으로 다시 쓰는 기술을 말한다. 이번 인증은 GS칼텍스가 지난 2022년부터 공들여 온 이 재활용 공정 시스템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다는 것을 증명한 결과다.

시장 분위기도 급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앞으로 새로 만드는 자동차에 반드시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쓰도록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믿을 수 있는 재활용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파트너가 절실해졌다. 시장조사기관 PMI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용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2024년 약 496억 달러(약 69조 원)에서 10년 뒤인 2034년에는 960억 달러(약 134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7.5%씩 성장하는 거대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GS칼텍스는 이번 인증을 발판 삼아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허성우 부사장은 이번 성과에 대해 아시아 기업 최초로 전체 공정의 신뢰성을 인정받은 쾌거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앞으로 폐자동차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버리는 생활 플라스틱이나 폐가전 제품까지 재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단순한 정유사를 넘어 자원을 끊임없이 순환시키는 저탄소 소재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