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손 꼭 잡은 김문수 “우리 당 보배”…장동혁 지도부 비판
2025-12-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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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은 모셔가야 할 사람인데 자른다고 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국가로서나 우리 당으로서나 보배"라며 손을 잡았다.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두고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 징계에 나서자, 사실상 한 전 대표 편에 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날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의원 및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 참석해 한 전 대표와 팔짱을 끼고 손을 잡은 채 "우리 당의 아주 귀한 보배"라며 "이런 보배가 또 어디 있느냐"고 치켜세웠다.
김 전 장관은 특히 "우리 당에서 우리 보배를 자른다고 한다"며 최근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를 상대로 징계 절차에 착수한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다른 데로 나간다고 해도 우리가 영입해야 할 사람"이라며 "지금부터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계속 사람을 영입해서 모셔 오고 하나로 뭉쳐야만 이길 수 있다"며 당내 결속을 강조했다.
한 전 대표도 모임 이후 김 전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리며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 우리 당의 미래와 화합을 이야기했다"고 장단을 맞췄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경기도 고양 화전마을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바깥의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1명이 더 무섭다는 말씀을 드린 적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방송에서 지도부와 당원들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최근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2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권고한 결정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전 최고위원의 최종 징계 수위는 향후 당 윤리위원회에서 당무감사위 권고를 토대로 결정된다.
김 전 장관이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한 전 대표를 둘러싼 당원 게시판 논란은 국민의힘 당내 노선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와 경쟁했고, 전당대회에서는 장 대표와 맞붙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 전 대표의 가족 명의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수백 건 게시됐다. 작성자 이름이 한 전 대표의 부인, 장모, 장인, 딸과 일치해 한 전 대표 측이 여론 조작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란 사태를 거치며 사그라지는 듯했던 이 논란은 장동혁 대표 취임 후 당무감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재점화했고, 당무감사위는 지난 9일 비방 글 작성자가 한 전 대표 가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친한계가 반발하면서 당내 갈등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