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아이디어로 뽑은 내년 시책 1위… ‘조치원복숭아 축제 활성화’ 선정

2025-12-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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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경쟁 ‘복면시책왕’서 정책 완성도만으로 평가
지역 축제 수익 구조 다변화·민관 협업 가능성 주목

아리아리정책쇼_복면시책왕_발표_장면 / 세종시
아리아리정책쇼_복면시책왕_발표_장면 / 세종시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지방자치단체 재정 여건이 갈수록 빠듯해지는 가운데, 내부 구성원의 정책 제안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공공부문 혁신을 위해 직급과 직무를 넘어 아이디어 경쟁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시가 직원 제안 정책 가운데 ‘조치원복숭아 축제 활성화 방안’을 내년도 신규 시책 1위로 선정했다.

세종시는 지난 17일 여민실에서 직원 정책 경연대회인 ‘아리아리 정책쇼 복면시책왕’ 본선 행사를 열고 최종 우수 시책을 가렸다고 18일 밝혔다. 이 경연은 직급과 이름을 모두 가린 상태에서 정책의 참신성과 완성도만으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리아리’는 ‘길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의 순우리말로,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의 새로운 정책 해법을 내부에서 발굴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총 52건의 신규 제안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8개 정책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서는 순차대결 방식과 왕좌제를 도입해 공정성을 높였으며, 105명의 시민·직원 심사단이 온라인 투표에 참여했다. 본선에 오른 정책에는 조치원복숭아 축제 활성화 방안을 비롯해 행정수도 완성을 주제로 한 야간 달리기 행사, 시내버스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기업 본사 유치를 위한 인증제 도입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가 포함됐다.

최종 1위로 선정된 제안은 조치원복숭아 축제의 대표 캐릭터와 상품을 개발해 수익 구조를 넓히고, 기업 협업을 통해 홍보와 소비를 동시에 촉진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축제를 단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물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리아리상은 은퇴 공무원을 활용해 소액 체납 예방과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체납예방 전담반 운영 제안이 차지했다.

세종시는 우수 제안 2개 팀에 공무국외출장 기회를 제공하고, 본선 진출팀과 지난해 제안 우수 실행 부서에도 포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민주 정책기획관은 “이번 경연은 아이디어 발표를 넘어 실행 가능한 정책을 직원 스스로 설계하는 과정이었다”며 “선정된 제안은 검토를 거쳐 시정에 반영하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직원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향후 실행 과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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