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큰손'들이 찜한 국내 호텔, 얼마나 팔렸나 봤더니…
2025-12-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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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호텔 거래 규모 1조 8천억 원…3·4성급 시장 주도
올해 국내 주요 관광지의 호텔 거래 규모는 2조 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는 과거와 달리 3·4성급 호텔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18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의 '2025 호텔 시장 리포트: 서울, K-웨이브 타고 럭셔리 호텔 허브로'에 따르면, 올해 서울·부산·제주 지역의 호텔 거래금액은 약 1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약 4,500억 원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서울에서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올해 서울 호텔 거래의 가장 큰 특징은 3·4성급 호텔 중심의 거래가 활발했다는 점이다. 올해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역’, ‘신라스테이 마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등 구로·마포·홍대·서울역 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거래 규모 또한 200억 원대부터 4,000억 원대까지 폭넓게 형성됐다. 과거 5성급 호텔 거래가 시장을 주도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서울 관광호텔의 평당 매매가는 2024년 이후 평균 2,800만~3,000만 원에서 형성됐으며, 객실당 가격(PPP) 역시 최근 5억 원 이상이 일반적인 거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매입 주체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호텔 직접 운영 기업과 투자 목적의 자산운용사가 함께 시장에 참여했으나, 올해는 자산운용사가 매입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GIC, 골드만삭스, 인베스코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호텔 자산에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호텔을 직접 운영하여 수익을 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 매각하여 차익을 얻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0월 기준 방한 외국인 수는 1,582만 명으로, 2019년 동기 대비 123만 명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서울·부산·제주 호텔 지출액은 올해 11월 기준 누적 9,854억 원을 기록해 연말 성수기를 고려하면 연간 1조 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K-컬처' 확산과 의료·헬스케어 서비스 경쟁력에 기반한 ‘K-메디컬’ 수요가 호텔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호텔은 이제 숙박 시설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도시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알스퀘어는 "2030년 전후로 아만, 만다린 오리엔탈, 로즈우드, 리츠칼튼 등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의 서울 진출이 본격화할 경우, 단순한 호텔 공급 확대를 넘어 서울이 아시아 럭셔리 호텔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규정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호텔 산업은 숙박 기능을 넘어 운영 역량과 브랜드 경쟁력이 성과를 좌우하는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2030년 전후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국내에 대거 진출하면서 서울이 럭셔리 호텔 허브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