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법정 나온 윤 전 대통령, 계엄군 장성들에 “참 미안하다”
2025-12-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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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위태로운 상황 국민에 알리기 위해 북 친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18일 군사법원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으로 가담한 주요 사령관들에게 "참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계엄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수척한 모습에 양복 차림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증인석에 앉았고, 바로 옆 피고인석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이 착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아는 군 간부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법정에 나오는 것을 보니 참 안타깝다"며 "그들은 제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참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끝나고 구치소로 돌아가 상당히 밤늦게까지 기도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윤 전 대통령의 65번째 생일이다.
그는 최근 방첩사에 대한 인사 조치에 "과거에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순 없는 것 아닌가. 방첩사는 이번 일에 크게 관여한 것도 없다"며 "그런데 이걸 빌미로 국가안보의 핵심적인 기관들을 무력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가 무도한 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계엄을 길게 유지할 생각이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북을 친다는 개념으로 계엄을 한 것"이라며 "아무리 길어도 반나절이나 하루를 못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엄 선포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외에 누구에게도 검토나 준비를 지시한 것이 없다"며 "12월 2일 감사원장 탄핵 추진이 계엄선포 준비를 지시한 결정적 트리거(방아쇠)가 됐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한 군사법원은 용산 대통령실과 같은 울타리를 쓰는 국방부 경내에 있다. 군사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집무실을 옮긴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부터 약 200m 떨어져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용산 방문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만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