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철도노조 “23일 오전 9시부로 총파업 돌입”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23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파업이 실행될 경우 1만 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연말연시 교통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KTX 경부·호남선과 수도권 전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 주요 철도 노선의 운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철도노조는 앞서 18일 성명을 통해 "지난 10일 성과급 정상화 약속을 전제로 2025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에 도달하며 파업을 유보했으나 정부와 사측이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19일 정오 서울 중구 서울역 동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성과급 정상화 약속 불이행을 규탄하며 총파업 돌입을 공식 발표했다. 열차 직종은 23일 첫차부터 파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철도노조는 "노사 간 잠정 합의가 있었음에도 정부가 이를 뒤집고 있다"며 "철도 노동자들은 15년 동안 성과급 문제로 고통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금을 더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것뿐"이라며 "철도노동자들은 15년간 성과급 삭감으로 인한 불이익을 감내해 왔으며 이 요구는 특혜가 아닌 다른 공공기관과의 동일한 기준 적용일 뿐"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임금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기획재정부조차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앞으로 철도노동자들은 어떻게 정부를 믿고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정부의 약속불이행은 노사관계와 공공철도 안전 전반위협하는 행위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23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최후통첩했다.

현재 철도 노동자의 성과급은 기본급의 80%를 기준으로 지급되고 있다. 노조는 이를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기본급 100%를 기준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100%가 아닌 90%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노조는 이는 합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정부가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23일 오후 2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이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지역별 파업 결의대회를 차례로 개최할 계획이다.

철도노조는 당초 11일 오전 9시 파업을 예고했으나 성과급 정상화 등 핵심쟁점에 관한 잠정 합의가 이뤄지면서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파업 8시간여 전 전격 유보한 바 있다.

이후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임금교섭 세부 안건의 쟁점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임금교섭 과정에서 사측과 정부는 성과급 정상화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거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코레일과 SR은 23일 예정된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고 정상 운행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18일 경영진 주재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열차 운행 안전과 여객·화물·광역전철 부문 비상대책을 점검했다. 코레일은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파업 기간 24시간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며 전면 대응할 예정이다.

SR 역시 철도노조 파업에 대비한 비상수송계획을 마련하고 SRT 정상 운행을 위한 대응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SR은 코레일에 위탁한 차량 정비와 역사 여객 안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자체 인력과 역량을 최대로 투입하고 코레일과의 협력 체계도 재점검했다.

SR은 파업 전날부터 종료 시점까지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해 국민 이동권을 최우선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