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 번 보낼 틈도 없었어?"... 파국으로 치달은 '회식 6시간 연락두절'

2025-12-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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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이 여자 쪽을 문제 삼은 이유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사랑이 신뢰를 잃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회사 회식으로 약 6시간 연락이 닿지 않은 남자친구와의 사이가 격렬한 말다툼 끝에 파국으로 치달았다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네티즌들은 누구를 더 탓했을까.

여성 A씨가 남자친구와 이별에 이르게 된 과정을 적은 글과 함께 카카오톡 대화 캡처를 최근 네이트판에 게재했다.

공개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남자친구는 사건 당일 점심 무렵 “오늘 회사 회식이 있다. 관리자들과 함께하는 자리라 전화 못 받을 수도 있다. 쉽지 않을 수 있으니 걱정 말고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고 미리 알렸다. A씨는 알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퇴근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갔다. 회식 장소로 이동하기 직전인 오후 6시 30분까지는 카카오톡 대화가 이어졌지만 본격적인 회식이 시작된 이후 연락이 끊겼다.

오후 11시 44분. A씨는 남자친구에게 “아직 회식이야? 12시 다 돼 가는데… 적당히 마신다며. 근데 12시가 다 되도록 중간에 잠깐 톡도 못 할 정도인 거야? 걱정하는 내 생각은 안 해”라고 문자를 보냈다.

밤 12시. 답이 없자 A씨는 “12시 다 되도록 중간에 한두 번 연락하는 게 어려운 거야? 이 늦은 시간까지 전화도 안 받고 아무 연락도 없으면 내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다리고 걱정하는 건 사랑하니까 당연한 건데 이렇게 연락 없는 건 화가 난다”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남자친구는 35분 뒤인 다음 날 오전 12시 35분쯤 답장을 보냈다. 그는 “안중에도 없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랑 있다 보니 시끄럽고 관리자들이랑 같이 있는 상황에서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진동이라 전화가 온 것도 몰랐고 집에 오는 길에 봤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럴 것 같아서 미리 얘기한 거다. 이마저도 이해 못 하면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사랑해서 그런 감정이 드는 건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말다툼은 가라앉지 않았다. A씨는 “전화가 안 되면 톡도 어려운 거냐”, “6시간 동안 톡도 어렵다면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따져 물었다. 남자친구는 “그 상황이 어려워서 못 했다”, “사람마다 다른 것”이라며 맞섰다.

대화는 점점 격해졌고, 말다툼은 전화 통화로 이어졌다. A씨는 “전화가 와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고 밝혔다. 남자친구 역시 감정적으로 대응했고, A씨는 전화를 끊었다. 이후 남자친구는 “앞으로 연락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상황은 새벽 들어 더욱 악화됐다. A씨는 남자친구에게 “지금 집 앞으로 갈게”, “자기 집 동이랑 호수 아니까”, “전화 안 받으면 갈 거야”, “내 성격 알지”라는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 이어 “문 앞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릴 거니까 전화 받아라”, “어머님 앞에서 얘기하겠다. 셋이서 얘기하자”는 문구도 남겼다.

A씨는 이후 여러 차례 전화를 걸며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폭언을 주고받았다. A씨는 남자친구가 “정신 나갔냐”, “X소리”, “역겹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격분한 A씨 역시 “XX병자냐”, “X랄한다”, “죽여버린다”는 표현을 사용했음을 인정했다. 결국 남자친구는 A씨의 전화와 카카오톡을 차단했다.

A씨는 “자주 크게 싸워 서로 지친 상태였다”며 “아무리 심하게 싸웠어도 차단까지 당한 건 처음이라 너무 억울하다”고 적었다.

여론은 전반적으로 A씨 행동이 과도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허구한 날 연락 두절인 것도 아닌데 카톡만 봐도 숨이 턱턱 막힌다. 생판 남인 내가 봐도 이 정도인데 남자친구는 오죽했겠느냐”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첫 카톡에서 이미 내렸다. ‘12시 다 되도록 톡도 못 하냐’는 문장부터 피곤하다”며 “연인이 아니라 관리 대상처럼 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에 등장한 표현을 문제 삼는 반응이 잇따랐다. “‘내 성격 알지’라는 말에서 소름이 돋았다”, “집 동이랑 호수까지 안다고 하는 순간 게임 끝”, “이건 말다툼이 아니라 협박처럼 보인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연애 중이라도 상대 집 동·호수를 언급하며 찾아가겠다는 말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여성 네티즌들의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나도 여자지만 저런 스타일 너무 피곤하다. 별일 아닌 걸로 분노 조절 못 하고 감정 폭발하는 유형은 꼭 만만한 연인한테만 저렇게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댓글에는 “부부도 아니고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숨 좀 쉬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 달렸다.

사회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회식은 유흥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 “관리자들 있는 자리에서 휴대전화 계속 확인하는 게 얼마나 눈치 보이는지 모르는 것 같다”, “미리 기다리지 말라고 말까지 했는데 그걸 못 참는 건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네티즌은 A씨의 연애 방식 자체를 문제 삼았다. “연애를 삶의 전부처럼 여기는 순간 이런 일이 생긴다”, “연락이 불안의 해소 수단이 되면 관계는 오래 못 간다”, “이 정도면 연애 전에 본인 상태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소수 의견으로는 남자친구의 대응을 아쉽게 보는 목소리도 있었다. “6시간 동안 톡 하나 못 보내는 것도 이해는 안 된다”, “화장실 가는 짧은 시간에 ‘늦어질 것 같다’는 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이런 의견에도 “그렇다고 새벽에 찾아가겠다는 말이나 폭언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반박이 곧바로 달렸다.

전체적으로 네티즌들은 연락 공백 자체보다 이후 이어진 메시지의 수위와 표현 방식에 더 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 이어진 ‘집 앞으로 가겠다’, ‘동과 호수를 알고 있다’는 취지의 문구는 단순한 연인 간 다툼을 넘어 불안을 느끼게 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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