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협의회 60년, ‘담론’에서 ‘실천’으로~ ‘종교의 공공성’ 시대 선언

2025-12-2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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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0주년 맞아 미래 비전 선포… 환경·양극화 등 사회 문제 해결 ‘행동하는 종교’ 다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한국 종교계의 대화와 협력을 상징해 온 한국종교협의회(종협)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존의 ‘지도자 중심, 교리 중심’의 협의체에서 벗어나, 사회적 현안 해결에 직접 참여하는 ‘행동하는 종교, 공공성을 실천하는 종교’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는 종교가 개인의 구원을 넘어,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공공선을 실현하는 핵심적인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으로 풀이된다.

#‘화합의 60년’을 넘어 ‘실천의 100년’으로

한국종교협의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는 홍윤종 한국종교협의회 회장
한국종교협의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는 홍윤종 한국종교협의회 회장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종협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홍윤종 회장은 “이제 ‘담론’을 넘어 ‘실천’으로, ‘지도자’를 넘어 ‘대중’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환경, 통일, 사회적 양극화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공공의 문제를 종교계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공동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종교 간 대화라는 1차원적 목표를 넘어,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구체적인 실천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종협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체성 속 ‘인류 공동성’ 회복의 목소리

이날 축사에 나선 주요 종단 지도자들의 메시지 역시 ‘종교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했다.

한국종교협의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송용천 가정연합 한국협회장
한국종교협의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송용천 가정연합 한국협회장

송용천 가정연합 협회장은 “종단의 울타리를 넘어 인류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고, 송범두 천도교 전 교령은 “정신문명이 위기에 처한 오늘날, 종교인들이 인류 공동성을 다시 살려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서진우 목사 역시 “종교의 공공성은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종교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모든 종교가 공공의 선을 위해 협력해야 함을 역설했다. 이는 각 종교가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사회 통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학문적 토대 위에서 ‘공공성’을 논하다

기념식에 이어 열린 학술대회는 이러한 종협의 비전 전환에 학문적 깊이를 더했다. 안신 한국종교학회장은 기조강연에서 ‘종교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종교가 개인 구원의 영역을 넘어 공공선과 사회적 자본의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했다. 염승준 원광대 교수는 근대 정교분리의 역사를 고찰하며, 종교가 시민사회와 국제 무대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공적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새로운 60년을 향한 다짐

1965년 6대 종단 지도자들의 ‘용당산 결의’로 시작된 종협은, 지난 60년간 종교 간의 벽을 허무는 데 주력해왔다. 이제 종협은 그 토대 위에서, 분열과 갈등으로 신음하는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실질적인 ‘사회 통합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종교가 과연 우리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종협은 ‘실천’과 ‘공공성’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답하려 하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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