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오늘 김건희특검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석

2025-12-20 08:42

add remove print link

입 꾹 닫은 김건희 여사와 달리 적극적으로 진술 가능성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9일 밤 서울중앙지법에서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9일 밤 서울중앙지법에서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한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구속 상태인 그는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에서 특검팀 사무실까지 이동한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20일 오전 10시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소환조사에 응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애초 17일 출석을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이 재판 일정과 조사 전 서류 검토 시간을 고려해 일정 조정을 요청하면서 협의 끝에 조사 일정을 확정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앞서 지난 7월 말에도 윤 전 대통령 대면 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연이어 소환에 불응했고, 특검팀은 구치소를 찾아 강제 구인까지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완강히 거부하며 끝내 조사실에 앉히지 못했다. 지난 8월에는 특검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서울구치소에서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거실에서 나오기를 거부하면서 체포가 무산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윤 전 대통령에게 출석을 다시 요구했고, 몇 차례 일정 조정 끝에 수사 기간 만료(12월 28일)를 8일 앞두고 비로소 대면 조사가 성사됐다.

특검팀에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이날 조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의혹 전반을 질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출석요구서에는 6가지 피의사실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어치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특검팀은 명태균씨가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58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해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추궁할 방침이다.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말 공개 토론회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0월 MBC 주최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와 같은 해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및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정황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 여사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 금품을 받는데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비공직자였던 만큼 뇌물죄 적용을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공무원 신분으로 직무 관련 대가성을 인식하고 공모했는지 여부를 따질 것으로 보인다.

공천 개입 의혹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명태균씨와 관련된 여론조사 무상 제공의 대가성,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윤 전 대통령이 창원 의창구 김영선 의원 공천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 공천을 둘러싼 의혹도 수사선상에 있다.

최근 특검 조사에서 대체로 입을 다문 김 여사와 달리 윤 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진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선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재판이나 내란특검팀, 순직해병특검팀의 대면조사에 불출석하다 10월 중순부터는 거의 빠짐 없이 나와 방어권을 행사해왔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남은 수사 기간 공소장 작성, 증거기록 정리, 잔여 사건 이첩 준비 등에 매진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수사 완료가 어려운 일부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할 계획이다. 김 여사의 검찰 수사무마 의혹과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편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조사 다음날인 21일 오전 10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이 대표는 2022년 대선과 같은 해 6월 지방선거 및 21대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를 맡으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공모해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