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의회, ‘중대선거구제 후퇴’ 제동~ “정치 다원성 실험, 중단 안 돼”

2025-12-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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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2인 선거구 환원 위기에 반발… “소수정당 진출, 대표성 강화 성과 입증” 연장·확대 강력 촉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대한민국 기초의회 정치 다원성의 ‘실험장’이었던 광주시 광산구 라선거구의 중대선거구제가, 별다른 평가 절차 없이 폐지될 위기에 처하자, 광산구의회가 “민주주의의 명백한 후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시 광산구의회는 지난 19일, ‘중대선거구제 시범지역 유지·확대 및 제도 개선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국회를 향해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4배의 성과’, 데이터로 입증된 정치 다원성

이번 건의안의 핵심 논거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시범 운영된 중대선거구제가 거둔 ‘데이터로 입증된 성과’다.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김명숙 의원은 “중대선거구제 시범 지역의 소수정당 당선 비율은 전국 평균(0.9%)의 4배가 넘는 3.7%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에 균열을 내고,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가 의회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광산 라선거구, ‘정책 불균형 완화’의 성공 모델

특히 광산구 라선거구(비아·신가·신창동)는 중대선거구제(3인) 도입의 긍정적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지역으로 꼽힌다. 개발, 교통, 교육 등 복잡한 현안이 산적한 이 지역에서, 소수정당 의원의 진출은 거대 정당이 미처 살피지 못했던 정책적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다양한 계층의 민의를 의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구의회는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시 조항을 근거로 제도를 폐지하고 2인 선거구로 회귀하는 것은, 시범 운영의 취지를 몰각하고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국회를 향한 3대 요구: 연장·평가·개혁

이에 광산구의회는 국회를 향해 세 가지 구체적인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

◆시범 연장 및 전국 확대: 시범 운영의 성과가 입증된 만큼, 제도를 즉각 연장하고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라.

◆성과 평가 및 제도 보완: 시범운영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지방정치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라.

◆국가적 과제로 추진: 지방자치 발전과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추진하라.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주행을 막을 수 있을까

광산구의회의 이번 건의안은, 비단 한 지역 선거구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 속에서, 어렵게 싹을 틔운 정치 다원성의 실험이 이대로 좌초될 것인지, 아니면 더 큰 민주주의를 향한 개혁의 불씨로 살아날 것인지, 이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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