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보일러 다른데…딱 ‘이렇게’만 하면 난방비 폭탄 막는다

2025-12-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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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보일러 설정 분석해 난방비 절약하기
온도 1도 낮추면 7% 절감, 똑똑한 난방 관리법

영하권 추위가 본격화되면서 난방비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겨울철 전기·가스 등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인 데다, 같은 평수·같은 가족 구성이라도 ‘보일러 컨트롤러를 어떻게 눌렀는지’에 따라 청구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최근에는 “집집마다 다른 보일러 설정을 챗GPT에 사진으로 물어보면 절약법이 정리된다”는 방식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1분 미만’에는 “상위 1%의 천재적인 사용법ㄷㄷ(지금 바로 써먹으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지금 상위 1% 천재들은 이렇게 쓴다”고 운을 뗀 뒤, “우리 겨울에 난방비 아끼려고 해도, 보일러 설정이 집집마다 달라서 헷갈린다. 그런데 이거 그냥 보일러 컨트롤러를 카메라로 찍어 챗GPT에 보낸 다음 ‘최대한 절약방법’을 질문하면 자동으로 알아본 다음 각종 절약 방법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서 알려준다”고 소개했다.

집집마다 다른 보일러 컨트롤러 /  유튜브 '1분미만'
집집마다 다른 보일러 컨트롤러 / 유튜브 '1분미만'

실제 영상에서는 ‘요새 난방비가 많이 나와서 고민이야. 우리집 난방비를 아낄 수 있게 도와줘. 먼저, 이거 우리집 보일러 컨트롤러 사진인데, 어떻게 설정하는 게 좋을까?’라고 챗GPT에 질문했고, 챗GPT는 “이 보일러 컨트롤러, 딱 난방비 새기 쉬운 설정이 보이는 타입”이라며 구체적인 조정을 안내했다.

유튜버는 여기에 더해 “그냥 방 사진도 찍어서 보여주기만 하면, 집 구조를 분석해 상황에 맞는 단열 아이템도 추천해 준다. 심지어 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면 현재 시행 중인 난방비 지원제도까지 알려준다. 챗GPT를 똑똑하게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 사진 찍어보내기만 해도 챗GPT가 구조 분석 / 유튜브 '1분미만'
방 사진 찍어보내기만 해도 챗GPT가 구조 분석 / 유튜브 '1분미만'

반응은 뜨거웠다. “진짜 이젠 그냥 사진 찍어서 딸깍이면 되는 시대네... 미쳤다”, “요즘엔 AI 잘쓰는 사람이 진짜 편하게 살 수 있음” 등 호응이 잇따른 반면, “다 좋은데 이거 꼭 검증해라. AI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챗GPT가 주는 정보를 그대로 믿지 마세요”처럼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편리함’과 ‘검증’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유튜브, 1분미만

그렇다면 난방비를 줄이는 핵심은 무엇일까. 우선 많은 가정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외출 모드’부터 점검이 필요하다. 외출 모드는 기본적으로 동파 방지 목적이라 대부분 10도 이하에서 작동한다. 실내 온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고, 귀가 후 다시 온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갈 수 있다. 잠깐 외출이라면 외출 모드를 켜기보다 설정 온도를 1~2도 낮춰두는 쪽이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컨트롤러 위치와 모드 선택도 난방비를 좌우한다. 보일러 컨트롤러에는 온도 감지 센서가 있는데, 실내 모드는 이 센서가 감지한 실내온도에 따라 보일러가 작동되는 방식이다. 외풍이 심한 곳이거나 창가 근처에 컨트롤러가 설치돼 있다면, 센서가 ‘춥다’고 판단해 보일러가 과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집은 배관의 난방수 온도를 기준으로 작동하는 온돌 모드를 쓰거나, 설정 시간마다 보일러가 돌아가는 예약 모드를 활용해 2~3시간마다 한 번씩 돌리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바닥 생활 비중이 큰 가정이라면 온돌난방이 체감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집집마다 다른 보일러 컨트롤러 / Johnathan21-Shutterstock.com
집집마다 다른 보일러 컨트롤러 / Johnathan21-Shutterstock.com

단열은 ‘돈 안 들이고 바로 하는’ 절약의 정석으로 꼽힌다. 집안 내부 열의 40~50%는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므로 창문 틈새를 막고, 커튼 등을 활용해 열 방출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습기 가동도 체감 온도 개선에 보탬이 된다. 또한 정부가 제안하는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는 20℃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1년 1월 발간한 '건강인(in)' 웹진에서 겨울철 실내 온도로 18~20℃를 제안하기도 했다.

수치로 보면 더 직관적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난방온도를 1℃ 낮추면 에너지 소비량이 7%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서울 도시가스 요금 평균단가 기준으로는 월 5150원 수준이다. 여기에 내복·카디건·무릎담요·양말 등을 활용하면 월 1만 300원을 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 실내 온도가 20℃여도 내복이나 실내복을 갖춰 입으면 23~24℃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 문풍지, 커튼, 러그 등으로 틈새 열 손실을 줄이면 실내 온도를 2~3℃ 높이는 효과가 있고, 한 달 에너지 사용량이 5.5% 줄어 5230원(2024년 기준)을 아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샤워 시간을 5분 단축하면 월 사용량은 7.2% 줄고, 난방비는 6830원이 절약된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결국 ‘딱 이렇게’의 핵심은 복잡한 기능을 외우는 게 아니다. 우리 집 컨트롤러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실내·온돌·예약), 외출 모드를 언제 쓰는지, 창문 틈새와 생활 습관에서 열이 새고 있지는 않은지부터 점검하는 것이다. 사진 한 장으로 도움을 받는 시대가 열린 건 맞지만, 마지막 한 줄은 결국 사용자 몫이다. AI가 정리해준 조언일수록 우리 집 환경과 맞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안전과 동파 방지 같은 기본 원칙을 놓치지 않는 ‘검증의 습관’이 난방비를 지키는 최종 방패가 된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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