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 1500만 돌파…개봉 전부터 ‘천만 기대작’ 굳힌 초호화 캐스팅 한국 영화

2025-1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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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1500만 뷰 돌파, 단종의 숨겨진 유배지 이야기
유해진·박지훈 캐스팅, 역사 속 공백을 채운 사극 드라마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한 편이 예고편 공개만으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공개 직후부터 빠르게 확산된 런칭 예고편이 누적 조회수 1500만 뷰를 돌파하며, “극장에 걸리기 전부터 이미 화제작”이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예고편 / 유튜브 '쇼박스 SHOWBOX'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예고편 / 유튜브 '쇼박스 SHOWBOX'

정체는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첫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다. 영화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다. 단종 이홍위와 유배지 영월 청령포의 촌장 엄흥도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익숙한 역사적 사건을 ‘사람 이야기’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한국 영화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쇼박스 공식 SNS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난 12일 공개된 런칭 예고편은, 19일 기준 전체 누적 조회수 1500만 뷰를 기록했다. 단종을 둘러싼 역사적 비극을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유배지에서의 시간’과 ‘그곳에서 맺는 관계’로 확장해 보여주겠다는 방향성이 예고편 안에서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왕과 사는 남자' 유지태 스틸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 유지태 스틸 / ㈜쇼박스

라인업도 화제성의 중심에 있다. 유해진은 극 중 단종의 유배지였던 마을의 촌장 ‘엄흥도’로 등장해, 단종 역의 박지훈과 전편에 걸쳐 연기 호흡을 맞춘다. 유지태는 당대 권력자 ‘한명회’로 분했고, 전미도는 궁녀 ‘매화’로 합류했다. 예고편 공개 이후 “연기파 배우들 조합”이라는 반응이 빠르게 퍼진 배경에는, 이름값을 넘어 캐릭터 배치가 주는 설득력이 있다. 단종을 둘러싼 권력의 구조, 유배지에서의 일상, 인물 간 감정의 밀도가 각각의 배우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캐스팅이 서사를 예고한다’는 기대가 생긴다.

제작보고회에서 유해진은 작품 선택의 이유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역사 속 단종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책에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단종이 유배지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에 초점을 맞춘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익숙한 역사 인물이라도, 기록에서 비어 있는 ‘일상’과 ‘관계’는 관객이 감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역사적 결말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인물의 과정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왕과 사는 남자' 박지훈과 유해진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 박지훈과 유해진 / ㈜쇼박스

유해진은 또 “모처럼 진짜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는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했다”며 “극장에 오시면 ‘극장이 이런 맛이지’ 하는 것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극이라는 장르가 흔히 ‘무게감’으로만 소비되기 쉬운 상황에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언급한 대목은 이 영화가 선택한 결을 암시한다. 비극적 운명을 지닌 왕을 다루되, 인물들의 생활감과 정서를 통해 관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장항준 감독은 연출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밝히며 아내인 김은숙 작가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집에 얘기했더니 ‘해’라고 하더라”며 “원래 잘 나가는 사람 말 듣게 되잖나. 그래서 ‘그럼 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고,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예상 못했던, 신선한 조합으로 진짜 연기 잘하는 배우들로 모시고 싶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배우 조합 자체가 예고편의 확산력을 견인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섯 번째 천만 영화 쓸까.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 ㈜쇼박스
다섯 번째 천만 영화 쓸까.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 ㈜쇼박스

장 감독은 유해진 캐스팅 배경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엄흥도 역할은 사실 제작진도 저도 한 명뿐이었다”며 “유해진 씨는 인간적인 면을 내추럴하게 보여주면서도, 어떤 장면에서는 깊이가 확 들어간다. 그 두 가지를 다 가진 인물이 필요했는데, 유해진 씨가 1순위였다”고 밝혔다. 엄흥도는 단종의 유배지에서 그를 마주하는 ‘현장의 인물’이자, 관객이 감정 이입을 시작할 수 있는 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친근함과 깊이를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역할에 유해진이 적임이라는 판단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단종 역의 박지훈 캐스팅 과정도 관심을 모았다. 장 감독은 “주변에서 ‘약한 영웅’을 보라고 해서 봤다”며 “보니까 나약하지 만은 않은, 내공이 있는 눈빛이 있었다. 단종이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어서 연락했다”고 밝혔다.

천만 기대작 굳힌 2026년 한국 영화 / ㈜쇼박스
천만 기대작 굳힌 2026년 한국 영화 / ㈜쇼박스

박지훈은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 영웅’을 통해 주목받은 뒤 이번 작품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한다. 그는 “단종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자세히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보니까, 오히려 대본을 보면서 순수하게 접근하려고 했다”며 “어린 나이에 그런 감정들을 겪었으면 어땠을까, 그 공허함과 무기력함을 어떻게 표현할까… 그런 고민들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준비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박지훈은 이번 작품을 위해 국궁을 직접 배우고, 체중 감량도 감행했다. “15kg 정도 감량했던 것 같다”며 “어린 나이에 느끼는 무기력함을 외적으로도 표현하고 싶었다. ‘말랐다’를 넘어서 좀 안쓰럽고, 여려 보이는 느낌을 더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극에서 흔히 무기나 액션이 ‘폼’으로 소비되기 쉬운 지점과 달리, 국궁 훈련과 체중 감량을 감정과 연결해 설명한 대목은 캐릭터 접근 방식이 ‘상징’에 가깝다는 점을 드러낸다.

유튜브, 쇼박스 SHOWBOX

예고편을 본 누리꾼 반응도 뜨겁다. “한국 영화 최초 단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첫 등장부터 느낌이 좋음”, “캐스팅이 역대급”, “2026년 기대작”, “눈빛이 진짜 단종 느낌” 등 기대를 표하는 의견이 이어졌고, “이 배우님들을 한 영화에서 다 볼 수 있는 게 실화냐”는 반응처럼 라인업 자체에 반응한 댓글도 적지 않았다.

단종 역의 박지훈 / ㈜쇼박스
단종 역의 박지훈 / ㈜쇼박스

이밖에도 "2026 천만 영화 기대합니다", "천만 관객 갑니다", “천만 관객 예약” 등을 언급하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배경에는, 예고편 조회수라는 구체적 수치가 만들어낸 ‘흥행 기대치’가 깔려 있다. 아직 개봉 전이라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수치가 먼저 분위기를 증명하면서, 기대감이 한층 가속되는 양상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설 연휴를 앞둔 2026년 2월 4일 개봉한다.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 주연 배우들의 조합과 더불어, 단종이라는 역사 인물을 ‘기록 밖의 시간’으로 확장해 풀어내겠다는 문제의식이 예고편 단계에서부터 시선을 끌었다. 개봉 전 1500만 뷰를 넘어선 출발선 위에서, 이 영화가 ‘화제작’에서 ‘관객의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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