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금보다 훨씬 낫다" vs "무슨 헛소리냐, 금이 최고다"
2025-12-22 17:17
add remove print link
지금이라도 비트코인 팔고 금으로 갈아타야 할까
금값이 온스당 2800달러(약 410만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자,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이 던져졌다.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을 팔고 금으로 갈아타야 하는 게 아닐까?’ 21일 코인텔레그래프에 올라온 기사에 따르면 비트코인 전문가 매튜 크래터는 이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크래터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금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금이 온스당 4000달러(약 580만원) 이상으로 치솟더라도 비트코인을 팔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희소성, 휴대성, 검증 가능성, 분할 가능성 등 화폐의 특성을 기준으로 볼 때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나은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터는 금의 공급 증가 문제를 지적했다. "금 공급량은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동안 매년 1~2%씩 증가해왔다. 이는 많아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필연적으로 47년마다 금 공급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 지각과 우주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대규모 금 매장지가 존재한다면서 이들 금이 갑자기 발견될 경우 금 공급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온 막대한 양의 금이 시장에 갑자기 유입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일으켰고, 이것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제국을 파괴했다는 역사적 사례도 제시했다.
크래터는 금이 디지털 세계에서 화폐 기반이 될 수 없는 이유로 물리적 한계를 꼽았다. "대량의 금을 운송하고 보험을 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매우 형편없다"며 "공항이나 다른 '철저히 감시되는' 환경에서 소량의 금조차 옮기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고, 의미 있는 양의 금을 이동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의 물리적 특성이 온라인 금융과 디지털 세계를 통한 가치 전송에 특히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은 인터넷을 통해 보낼 수 없다"며 "금융 수탁 기관이 보유한 실물 금을 블록체인에 표현하는 토큰화된 금 상품은 거래상대방 위험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위험에는 발행자가 보유한 실물 금보다 더 많은 금 토큰을 발행하거나, 디지털 토큰을 실물 금으로 상환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정부가 실물 보유량을 잠재적으로 몰수할 가능성 등이 포함된다고 크래터는 덧붙였다.
하지만 금 옹호자이자 유명 경제학자인 피터 쉬프는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거품이며 곧 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쉬프는 "비트코인이 4년 전보다 금으로 환산하면 20% 이상 낮다"며 "2021년이 실질적인 정점이었다"고 말했다.
쉬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10만8000달러를 넘어 명목상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금으로 환산하면 여전히 2021년 수준보다 낮았다. 그는 "지금은 약세장에 있다. 3주 전 고점보다 약 11.5%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쉬프는 비트코인이 나스닥과 함께 상승하지 않는 점을 문제로 봤다. "나스닥은 오늘 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나스닥과 매우 상관관계가 높았는데, 나스닥이 오를 때 비트코인이 오르지 않는다면, 나스닥이 내릴 때는 극도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과의 음의 상관관계도 지적됐다. "금이 온스당 4400달러에서 3900달러로 10% 하락했을 때 비트코인도 떨어졌다. 금이 내릴 때 비트코인이 오르지 않지만, 금이 오를 때는 비트코인이 내릴 것"이라며 "비트코인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나스닥 조정과 금 신고가"라고 말했다.
쉬프는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를 부정했다. "사람들이 그것을 믿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무언가가 되는 건 아니다. 사기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됐을 뿐"이라며 "결국 비트코인은 0이 될 것이다. 10년, 20년 후에도 일부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도박을 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0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의 가치가 믿음에 기반한다는 주장에 대해 쉬프는 반박했다. "금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가장 유용한 금속이다. 다른 금속에는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지구상 어떤 금속보다 많은 용도로 사용된다"며 "금이 더 자주 사용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너무 희소하고 비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은 수천 년 동안 가치를 인정받아온 것이 우연이 아니다. 비이성적인 믿음 체계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가치가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금을 화폐로 보유하는 것도 희귀 귀금속으로서의 근본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쉬프는 미국 정부와 월스트리트가 비트코인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비트코인에 돈을 밀어넣고 있다.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국회의원과 상원의원들이 암호화폐 산업의 주머니 속에 있다"며 "자유시장이 암호화폐에 돈을 넣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권력과 규제를 이용해 사람들을 비트코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이 암호화폐에 올인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트럼프 가족은 이제 암호화폐 가족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암호화폐로 번 돈이 부동산이나 '어프렌티스'로 번 돈보다 많다"며 "사람들은 '대통령이 친구와 가족을 부유하게 만들고 싶어하니 비트코인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매체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모두가 비트코인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인정한다. 35년 넘게 투자 업계에 있으면서 많은 거품을 봤지만,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자신들이 질 수 없다고 확신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10배, 50배, 100배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확신이 보일 때는 보통 틀린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과 금을 함께 보유하는 전략에 대해서는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는 비트코인에서 잘못될 가능성이 잘될 가능성보다 훨씬 많다"며 "비트코인에 넣을 돈으로 금과 은 광산주를 사겠다. 도박을 한다면 광산주에 걸겠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 같은 대형 금융사들이 암호화폐 펀드 제한을 완화하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담보로 받기 시작한 것에 대해 쉬프는 "월스트리트는 거품과 관련해 상당히 문제가 많은 과거를 가지고 있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때도 큰 매수자였다. 월스트리트는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카지노 운영자와 같다. 하우스는 이기지만 도박하는 사람들은 질 것"이라며 "카지노에 가면 도박을 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비트코인을 사는 많은 사람들은 그걸 깨닫지 못한다. 확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쉬프는 궁극적으로 많은 소송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많은 미국인들이 많은 돈을 잃을 것이고, 누군가를 탓하고 싶어할 것이다. 잃은 것을 되찾을 방법을 찾을 것이고, 그때 변호사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쉬프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가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25년 동안 이 전략을 해왔다. 금이 온스당 300달러 미만일 때 샀는데, 미국 통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정확히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이 거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달러는 앞으로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월스트리트가 지난 몇 달 동안 이걸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더 많은 포트폴리오가 금에 할당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을 사기 위해 채권과 국채를 팔 것이고, 이것이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며, 연준이 수익률 상승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찍어 채권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것이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를 가속화하고 달러에서 금으로의 탈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