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락할 때 비트코인캐시(BCH) 가격 폭발한 이유가...

2025-12-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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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급등했는데 왜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캐시(BCH)가 선방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2일(한국시간) 오후 5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캐시는 개당 57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19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약 10% 상승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357달러 50센트 수준에서 횡보하는 동안 비트코인캐시는 독자적인 상승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고 AI 툴로 제작한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고 AI 툴로 제작한 사진.

비트코인캐시의 급등을 이끈 건 파생상품 시장의 강한 매수세였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캐시 무기한 계약에 약 1억 8400만 달러(약 2600억 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이로 인해 전체 미결제약정(청산되지 않은 계약 총액)은 7억 86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결제약정이 급증했다는 건 그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캐시 선물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펀딩비율(funding rate)이 0.0044%로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펀딩비율이 양수라는 건 롱 포지션(매수 포지션) 투자자들이 쇼트 포지션(매도 포지션)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시장에 매수 압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물 시장에서 롱 포지션을 유지하는 투자자들이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수 포지션을 지키고 있다는 건 단기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공격적인 매수세에 밀려 쇼트 포지션 투자자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한때 약 254만 달러 규모의 쇼트 포지션이 청산되기도 했다. 청산은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의 담보가 부족해 강제로 포지션이 종료되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급등하면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시장에서 밀려난 것이다. 이런 쇼트 포지션 청산은 추가적인 매수 압력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는 효과를 냈다.

문제는 현물 시장의 분위기는 정반대라는 점이다. 파생상품 시장이 열기로 가득한 반면 실제로 비트코인캐시를 보유한 현물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거래소 순유입 데이터를 보면 투자자들이 지갑에 보관하던 비트코인캐시를 거래소로 옮겨 매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하루 동안 약 393만 달러(약 56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캐시가 거래소로 유입돼 매도됐다. 이는 이달 초 제한적인 매수 추세와 완전히 반대되는 흐름이다.

일주일 단위로 보면 현물 시장의 매도 압력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가격이 오르자 오히려 보유 물량을 처분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물 투자자들이 이번 급등을 장기적인 상승의 시작이 아니라 수익을 실현할 기회로 본 것이다.

이런 현상은 파생상품 시장과 현물 시장 간의 뚜렷한 온도 차를 보여준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단기 투자자들은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반면, 실물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캐시의 향후 전망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파생상품 투자자들은 단기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반면, 현물 보유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캐시는 대칭 삼각형 패턴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칭 삼각형은 가격이 수렴하는 지지선과 저항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패턴으로, 일반적으로 상승 돌파 가능성을 암시한다. 최근 비트코인캐시는 651달러 부근까지 접근하며 상승 시도를 보였다. 하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선 몇 가지 기술적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우선 하락 추세선을 형성하고 있는 채널 상단의 저항을 돌파해야 한다. 동시에 598~606달러 구간의 수평 저항선도 넘어서야 한다. 이 구간은 과거 여러 차례 가격이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한 지점으로, 심리적·기술적으로 중요한 저항대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캐시 가격 579달러는 이 저항 구간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어 향후 며칠간의 가격 움직임이 중요한 기로가 될 전망이다.

자금 흐름을 나타내는 머니 플로우 인덱스(MFI)가 50을 넘어서며 자금 유입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도 있다. MFI는 가격과 거래량을 함께 고려해 자금의 유입과 유출을 측정하는 지표다. 50을 넘어섰다는 건 매도 압력보다 매수 압력이 더 강하다는 의미다. 만약 이런 자금 유입 추세가 계속된다면 비트코인캐시는 현재의 저항선을 돌파하고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현물 매도 압력이 이런 모멘텀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비트코인캐시의 이번 급등은 레버리지 거래가 가격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투자 심리가 한쪽으로 쏠리면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실제로 1억 8400만 달러라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트코인캐시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동시에 현물 시장의 지속적인 매도세는 시장 신뢰도가 가격 모멘텀을 완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라이트코인(LTC)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선물 시장에서 롱 포지션이 증가하며 단기 급등했지만, 현물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주요 알트코인들에서 파생상품 주도의 랠리가 현물 시장의 충분한 지지 없이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파생상품 시장의 강세가 지속되려면 결국 현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현재 비트코인캐시가 직면한 상황은 명확하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강한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현물 시장에서는 꾸준한 매도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 두 시장 간의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비트코인캐시의 상승세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파생상품 시장의 낙관론이 현물 시장으로 확산돼 실제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하고 추가 상승할 여력도 있다. 향후 비트코인캐시의 가격 방향은 이 두 시장 간의 힘겨루기 결과에 달려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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