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종근당이 독일 바이엘과 손잡은 진짜 이유… '이것 시장' 정조준
2025-12-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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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아, 망막 질환 치료 접근성 획기적 개선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하고 소중한 기관이다.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 침침해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은 단순히 노안 때문이 아닐 수 있다. 특히 황반변성 같은 망막 질환은 자칫 방치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이런 망막 질환 치료의 세계적인 표준으로 불리는 약이 바로 아일리아다.
국내 제약업계의 강자인 종근당이 독일의 바이엘 코리아와 아일리아를 함께 팔기로 약속했다. 종근당 김영주 대표와 바이엘 코리아 이진아 대표는 서울 충정로 종근당 본사에서 손을 맞잡았다. 종근당은 앞으로 전국의 동네 병원, 즉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아일리아의 영업과 마케팅, 유통을 전담한다.
아일리아는 눈 속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눈 속에서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게 하는 물질)를 억제해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막는다. 이미 10년 넘게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며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다. 이번 계약에는 기존 2mg 제품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된 고용량 8mg 제품도 포함됐다.
아일리아 8mg은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기존 약물은 자주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고용량 제제는 약효가 오래 지속되어 주사 주기를 최대 20주까지 늘릴 수 있다. 병원에 자주 가기 힘든 어르신들이나 바쁜 현대인들에게 치료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준 셈이다. 이 약물은 눈 속의 나쁜 혈관 생성을 정밀하게 조절한다.

종근당은 그동안 안과 분야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다져왔다. 이미 녹내장이나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 다양한 제품을 다뤄온 노하우가 있다. 김영주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안과 영역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일리아의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이엘 코리아 역시 종근당의 강력한 영업망을 통해 더 많은 환자가 아일리아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 회사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항생제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초에는 만성 신장병 치료제 케렌디아까지 여러 차례 성공적인 협업을 이어왔다. 심혈관계 약물인 아스피린 프로텍트와 간암 치료제 넥사바 등 바이엘의 주요 제품들도 종근당이 국내 유통을 맡고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두 회사의 신뢰 관계가 이번 안과 영역의 협력으로 더욱 단단해진 모양새다.
망막 질환은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협력으로 환자들은 집 근처 의원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치료제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종근당과 바이엘 코리아의 파트너십이 국내 망막 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