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엔블로, 혈당 낮추더니 몸속 '이것'까지 녹였다

2025-12-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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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강하 넘어 대사까지 개선, 국산 당뇨약의 진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 3상 시험에서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단순한 혈당 강하 효과를 넘어 우리 몸의 대사 기능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18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엔블로가 인슐린 저항성과 지방 축적 관련 지표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5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에서 포스터 형식으로 발표됐다. 중국 베이징대 인민병원의 리농 지 교수와 레이리 가오 교수가 연구를 주도했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중국인 환자 34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방식은 명확했다. 기존 당뇨약인 메트포르민을 복용해도 혈당이 잡히지 않는 환자들에게 24주 동안 한 그룹은 엔블로(0.3mg)를, 다른 그룹은 다파글리플로진(10mg)을 투여해 효과를 비교했다. 다파글리플로진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당뇨 치료제다.

결과는 엔블로의 판정승에 가까웠다. 우선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A-IR)에서 큰 차이가 났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 분비돼도 몸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 저항성 수치가 낮을수록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혈당 관리가 잘 된다는 뜻이다. 엔블로 투여군은 이 수치가 1.57 감소해, 1.21 감소에 그친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보다 약 30% 더 나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지방 축적과 관련된 지표에서도 눈에 띄는 결과가 나왔다. 공복 C-펩타이드 수치를 측정한 결과, 엔블로 투여군은 103.8pmol/L 감소한 반면 대조군은 70.5pmol/L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엔블로가 약 47% 더 큰 감소 폭을 보인 셈이다. 이 수치가 크게 줄었다는 것은 몸속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일 위험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025 미국비만학회에서 엔블로 중국 3상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 대웅제약 임상연구진 / 대웅제약 뉴스룸
2025 미국비만학회에서 엔블로 중국 3상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 대웅제약 임상연구진 / 대웅제약 뉴스룸

이번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당뇨약이 단순히 당만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비만이나 대사 질환까지 관리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엔블로의 대사 기능 개선 효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선 2024 미국비만학회 발표에서도 지방 분해를 돕는 아디포넥틴은 늘리고, 염증과 관련된 렙틴은 줄이는 효과가 관찰된 바 있다.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도 체중 변화와 상관없이 지방세포 호르몬 수치를 안정적으로 만든다는 연구가 있었다.

대웅제약은 이번 중국 임상 성공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미 성공적인 톱라인 결과를 확보해 중국 당국에 품목허가(NDA)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가 아시아인 환자를 대상으로 입증된 데이터라는 점에서, 향후 아시아권 맞춤형 치료 전략을 짜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재진 대웅제약 임상의학센터장은 이번 성과에 대해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체중과 인슐린 대사까지 함께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산 신약으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광고용으로 작성한 글이 아니라는 점을 밝힙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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