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쳤다…압구정 아파트 1채면, 지방 아파트 '이만큼' 살 수 있다
2025-12-24 11:37
add remove print link
압구정 신현대 8차 '85억' 거래…집값 양극화 심화
수도권과 지방 간의 아파트 가격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며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 한 채 가격이 지방 저가 아파트 수백 채를 합친 금액과 맞먹는 등 자산 불균형 현상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국내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주택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8차' 전용면적 152㎡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는 지난 11일 85억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반면 같은 날 가장 낮은 가격에 매매된 아파트는 경북 칠곡군 '성재' 단지 전용 32㎡로 1,100만 원에 거래됐다. 압구정 신현대 8차 한 채를 팔면 칠곡 성재 단지 아파트 약 773채를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해당 단지의 다른 매물들 역시 전용 32㎡ 기준 1,400만 원~1,800만 원 사이에서 거래되며 서울과의 극심한 가격 차이를 보였다.
지방의 핵심 입지로 꼽히는 부산과 대구의 대장주 아파트들조차 서울 초고가 단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대우월드마크센텀' 전용 135㎡가 21억 원, 대구 수성구 범어동 '수성 범어W' 전용 103㎡가 20억 9,000만 원에 거래되며 각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들 역시 압구정 신현대 8차 거래가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통계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3%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과열기였던 2020년 8월 전고점(43.2%)을 넘어선 수치다. 서울로의 자산 쏠림 현상이 이른바 ‘영끌’ 열풍이 불던 시기보다 더 뚜렷해졌음을 시사한다.
한국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이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서울 등 핵심 지역 매입 수요가 증가했다"며, "실제 외지인의 서울 주택 원정 구매 비중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도권과 지방 간의 주택 가격 격차가 "지역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금융 불균형 확대 등 잠재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강세와 지방 부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가격 양극화가 부동산 시장 전반의 주요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수도권 중심 공급이 여전히 많고 지방은 미분양 부담이 누적되는 등 구조적 차이가 지속되는 가운데, 관련 통계는 양극화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