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에서도 판다…크리스마스 때 케이크에 안 뒤진다는 '디저트'

2025-12-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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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찾게 되는 빵, 슈톨렌은 어떤 디저트일까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빵집 진열대에서 유독 눈에 띄는 디저트가 있다. 두툼한 타원형에 하얀 슈가파우더가 눈처럼 덮인 슈톨렌이다.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으로 등장하는 이 빵은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기다림과 절제를 상징하는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은 낯설지만, 한 번 맛보면 해마다 찾게 된다는 사람이 많다. 대전 인기 빵집 성심당에서도 크리마스 시즌에 슈톨렌을 판다.

슈톨렌은 독일에서 유래한 크리스마스 빵이다. 정확히는 독일 드레스덴 지역의 전통 제과로, 수백 년 전부터 대림절 기간에 먹어온 음식이다.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지만, 안을 자르면 건과일과 견과류가 촘촘히 박혀 있다. 반죽에는 버터가 듬뿍 들어가고, 건포도와 오렌지필, 레몬필, 아몬드, 향신료가 더해진다. 마지막으로 겉면에 녹인 버터를 바르고 슈가파우더를 두껍게 입히는 것이 슈톨렌의 특징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3일 대전 중구 성심당 일대에 빵을 사려는 고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3일 대전 중구 성심당 일대에 빵을 사려는 고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슈톨렌의 상징성도 흥미롭다. 길쭉한 모양은 포대기에 싸인 아기 예수를 형상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전해진다. 눈처럼 덮인 슈가파우더 역시 순수함과 기다림을 의미한다. 그래서 슈톨렌은 크리스마스 당일에만 먹는 빵이 아니라, 대림절 동안 조금씩 잘라 먹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맛은 일반적인 케이크나 빵과 다르다. 첫인상은 퍽퍽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씹을수록 버터의 고소함과 건과일의 달콤함이 천천히 퍼진다. 향신료의 은은한 향이 뒤따르면서 깊은 풍미를 만든다. 단맛이 강하지 않고 묵직해, 커피나 차와 함께 먹기 좋다. 특히 홍차나 블랙커피와 궁합이 좋다는 평가가 많다.

슈톨렌을 먹는 방법에도 요령이 있다. 한 번에 두껍게 썰어 먹기보다는 얇게 슬라이스해 먹는 것이 기본이다. 워낙 재료가 밀도 높게 들어 있어 소량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중앙에서부터 자르기보다는 한쪽 끝에서 조금씩 잘라 먹는 방식이 전통적이다. 이렇게 하면 남은 단면이 공기에 덜 노출돼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기사의 이미지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미지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구매 시점도 중요하다. 슈톨렌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깊어진다. 갓 만든 직후보다 며칠에서 몇 주 정도 숙성됐을 때 버터와 과일, 향신료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보다 2주에서 한 달 정도 앞서 구매해 두는 경우도 많다. 일부 빵집에서는 아예 숙성 기간을 고려해 판매 시점을 조절하기도 한다.

보관 방법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슈톨렌은 수분이 적고 버터와 설탕이 많아 비교적 보관성이 좋은 편이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에 두면 된다. 냉장 보관은 오히려 버터가 굳어 맛이 떨어질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종이나 호일로 단단히 감싼 뒤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하면 풍미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한 번에 다 먹기 어렵다면 냉동 보관도 가능하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하나씩 포장해 냉동해 두었다가, 먹기 전 자연 해동하면 된다. 다만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면 식감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소분 보관이 좋다. 해동 후에는 살짝 실온에 두어 버터가 부드러워졌을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슈톨렌은 화려한 케이크처럼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디저트는 아니다. 대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음미하며 계절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매일 조금씩 잘라 먹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과정 자체가 이 빵의 매력이다. 올겨울, 달콤한 케이크 대신 슈톨렌 한 조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는 것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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