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축제의 ‘대모(代母)’ 최영숙 국장, 딸들의 깜짝 선물 속 아름다운 퇴장
2025-12-2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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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37년, 감사해요”~축제 현장에 울려 퍼진 감동의 메시지
겨울빛축제 폐막 앞두고 ‘아쉬운 작별’~“유종의 미 거둘 것”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수만 개의 불빛이 겨울밤을 수놓는 함평겨울빛축제 현장. 성탄 전날인 24일 분주하게 돌아가는 축제관광재단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양손 가득 무언가를 든 두 명의 여성이 들어섰다. 바로 축제를 총괄 지휘하는 최영숙 국장의 두 딸, 유주연 씨와 유경연 씨였다. 그녀들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보다 더 가슴 벅찬 것은, 그 위에 붙어있던 작은 카드 한 장이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오신 엄마의 37년, 그 시간을 함께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그간의 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7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본 딸들이, 어머니와 그리고 그 곁을 지켜준 동료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메시지. 햄버거와 과일, 따뜻한 커피가 담긴 선물을 받아든 동료들의 눈시울은, 겨울밤의 불빛처럼 촉촉하게 붉어졌다.
#축제를 ‘삶’으로 살아온, 함평의 살아있는 역사
‘함평 축제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최영숙 국장이, 오는 31일 37년간의 정든 공직 생활을 마감한다. 봄이면 나비와 함께 희망을 날리고, 가을이면 국화 향기로 낭만을 선사했으며, 겨울이면 따스한 불빛으로 사람들을 위로했던 ‘사계절 축제 도시 함평’의 신화. 그 중심에는 언제나, 축제의 기획부터 현장 구석구석까지 직접 발로 뛰었던 최 국장.
#“마지막 불빛까지, 제 손으로 지키겠습니다”
“37년 공직 생활 중, 지난 3년간 축제를 맡아 가장 뜨겁게 일했던 순간들이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된 겨울빛축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떠나게 된 것이 못내 아쉽다는 그녀. 하지만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겠다는 ‘베테랑’의 책임감은 여전합니다. 그녀에게 축제는 단순한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함평 군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삶’ 그 자체였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그녀가 함평에 피워낸 사계절의 축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최영숙 국장은 “마지막 날까지, 축제장을 찾는 모든 분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추억을 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그녀가 남긴 위대한 유산과 함께, 함평의 밤은 더욱 밝게 빛날 것입니다.
한편, 함평군축제관광재단 직원들 역시 최영숙 국장의 퇴임을 축하하며, 새로운 인생 2막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