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탄절 어린이들과 통화…“나쁜 산타 막을게”
2025-12-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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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어린이들과 나눈 크리스마스 통화 화제
산타 추적 핫라인 70년 전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어린이들과 통화하면서 나쁜 산타가 미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대통령이나 그 배우자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들과 전화로 얘기를 나누고 전세계 미군 가족에게 인사하는 것은 수십 년 된 전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마러라고 클럽에서 북미항공우주사령부가 운영하는 NORAD 산타 추적 핫라인을 통해 어린이들과 10여 차례 통화했다.
NORAD는 올해로 70년째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핫라인을 운영하며 선물을 전해주러 오는 산타클로스의 현재 위치를 문의하는 어린이들을 응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10세 어린이 재스퍼와 얘기를 나누면서 "산타는 매우 착한 사람이다. 우리 나라에 나쁜 산타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산타가 착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산타는 너를 사랑하고 나처럼 오클라호마를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8세 어린이 사바나가 만약 산타를 위해 쿠키를 안 남겨두면 산타가 화를 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겠지만, 산타가 매우 실망할 것 같다"며 "산타는 좀 통통한 편이다. 통통하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 좀 무거운 편이라는 뜻이다. 산타는 쿠키를 좋아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캔자스주에 사는 8세 소녀 아멜리아에게 산타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고 물었다가 "음, 석탄은 싫어요"라는 답이 돌아오자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 말이니?"라고 웃으며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탄광 산업 살리기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하면서 깨끗한 석탄, 아름다운 석탄 등 표현을 즐겨 써왔다.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5세 어린이에게는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했다. 그래서 나는 펜실베이니아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주의 어린이가 전자책 리더기를 갖고 싶다고 말하자 "너는 분명 IQ가 아주 높은 아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이런 지능 높은 사람들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들과 통화 도중 "하루 종일 하면 좋겠다"며 통화가 끝나면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현안을 다뤄야만 하는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약 20분간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아이들의 전화는 하루 종일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중요한 현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어린이들과의 통화를 끝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우리 나라를 파괴하기 위해 온갖 짓을 하고 있지만 처참하게 실패하고 있는 급진 좌파 쓰레기들"에게도 성탄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수조 달러의 성장과 번영을 가져왔다며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낸 메시지 등을 통해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전한 적이 있다. 대통령 당선자 시절이던 작년에는 "급진 좌파 정신병자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을 올렸다. 1차 임기 첫 해인 2017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는 연방수사국 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앤드루 맥케이브 부국장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NORAD 산타 추적 프로그램은 1956년 시작돼 올해로 70년째를 맞았다. 이 행사가 시작된 것은 1955년 한 백화점이 실수로 광고에 산타의 전화번호라며 NORAD의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의 전화번호를 게재하면서부터다. 당시 긴급사태 전용 레드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해리 슈프 공군 대령은 "당신이 산타가 맞나요?"라고 물은 어린이에게 동심을 지켜주는 답변을 했고, 이것이 전통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