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모르고 있었다…요즘 다들 편의점서 배달시켜 먹는 '한국 대표 겨울간식'
2025-12-26 09:49
add remove print link
겨울철 인기 간식 즐기는 새로운 트렌드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꼽혀온 '군고구마' 유통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으로 길거리 노점이나 마트, 재래시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군고구마는 이제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그것도 즉시 배달을 통해 소비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추운 날씨에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즉석조리가 가능한 편의점 간식이 모바일 주문으로 흡수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퀵커머스 매출 성장세는 수치로 확인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최근 발표에 따르면 군고구마 배달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36.7%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1~11월 기준 전년 대비 40.3% 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매출 증가율이 20~30%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배달 채널의 성장 속도가 더 가파르다. 겨울철 간식이라는 계절성 상품이지만, 구매 방식은 명확히 온라인·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변화는 더 분명하다. 동 단위 점포의 군고구마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38.1% 늘어난 반면, 읍·면·리 점포에서는 57.1% 증가했다. 국도변이나 외곽에 위치해 도보 접근성이 낮은 로드사이드 점포의 배달 매출은 100.9% 급증했다. 생활 반경이 넓고 점포까지 거리가 있는 지역일수록 배달 수요가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편의점 배달이 단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오프라인 접근성을 보완하는 실질적인 대체 소비 채널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매층의 특징도 뚜렷하다. 군고구마 배달의 주요 소비자는 2030세대 여성으로,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1인 가구 비중이 높고 모바일 주문에 익숙한 소비자일수록 낱개 구매가 가능하고 별도 조리가 필요 없는 군고구마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사지 않아도 되고, 먹고 싶을 때 바로 주문해 따뜻한 상태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의 생활 패턴과 맞아떨어진다.
군고구마 자체의 상품 경쟁력도 배경으로 꼽힌다. 노릇하게 구워진 껍질을 반으로 가르면 드러나는 황금빛 속살은 겨울철 간식의 상징에 가깝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이 높고, 단맛이 강해 간식 대용으로 손색이 없다.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즉석조리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편의점과 궁합이 좋다. 실제로 군고구마 전용 보온통은 조리 후에도 일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배달 과정에서도 맛과 식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편의점 간식 라인업에서 군고구마의 위상도 달라졌다. 이달 들어 편의점 3사 군고구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한 계절 한정 상품이 아니라, 겨울철 즉석 간식을 대표하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먹고는 싶지만 추위 때문에 외출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의 수요가 모바일 주문으로 집중되면서, 즉시 배달의 존재감이 커졌다.

소비 방식 변화는 활용법에서도 드러난다.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군고구마를 활용한 이색 레시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속을 파내 치즈와 떡볶이를 얹은 ‘군고구마 치즈 떡볶이’, 크림을 더해 디저트처럼 즐기는 ‘군고구마 크림 산도’ 등이 대표적이다. 기본 재료를 집까지 배달로 받아 간편하게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레시피 확산을 뒷받침한다.
편의점 업계 입장에서도 군고구마는 효율적인 상품이다. 조리 공정이 단순하고, 낱개 판매가 가능해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배달 주문을 통해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다른 간식이나 음료와의 연계 구매 가능성도 높다. 즉석조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편의점 전략과 군고구마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겨울 시즌마다 관련 설비와 운영 노하우가 고도화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즉시 배달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층이 확대되고 있고, 편의점의 퀵커머스 인프라는 이미 전국 단위로 구축돼 있다. 따뜻하고 가성비 좋은 겨울 간식을 집 앞까지 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경험은 소비자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군고구마가 편의점 배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겨울철 간식 시장을 둘러싼 업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