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아내도 구속돼 있는데, 집 가서 뭐 하겠나"
2025-12-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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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 구속 만기 앞두고 던진 말의 의미는?
구속기간 만기를 앞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뜻밖의 발언을 내놨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 만기라고 해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통상 불구속 재판을 호소하는 피고인들의 태도와는 결이 다른 발언이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향후 재판 구도와 구속 연장 판단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내도 구속돼 있는데 집에 가서 무엇을 하겠느냐”며 “다른 기소된 사건도 많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영장을 발부해서 제 신병을 확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재판 전략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이번 사건의 선고를 서두르기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결과가 먼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비상계엄의 정당성 판단과 직결되는 만큼, 본류 재판의 결론을 본 뒤 판단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불구속 재판을 요청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구속 연장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 발언으로 비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그는 필요한 증인들이 충분히 증언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앞세웠다. 스스로 구속 상태를 감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재판의 정당성과 정치적 판단 논란을 분리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의 현재 구속기간은 내년 1월18일 만료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에서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다만 다른 혐의로 추가 기소돼 구속 필요성이 인정되면, 법원 심사를 거쳐 다시 최대 6개월의 구속이 가능하다. 즉, 구속 만기가 곧 석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을 일반이적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법원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는 이미 구속심문을 진행했고,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에 추가 의견서를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추가 구속 여부에 대한 결정은 이달 말 이후 나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