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심정지 후 관리’ 시스템 구축 선언~응급의료 패러다임 전환
2025-12-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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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넘어 ‘삶의 질’로…다학제 협력 통한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케어 모델 제시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가 심정지 환자의 치료 목표를 단순히 ‘생존’을 넘어, 완전한 사회 복귀와 ‘삶의 질’ 향상으로 확장하는, 선진적인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지난 20일 열린 ‘제1회 광주광역시 응급의료지원단 심포지엄’은,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 시작되는 치료의 공백을,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통합 케어(Integrated Care)’ 모델을 제시하는 중요한 정책적 선언의 장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기존의 학술대회 형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심정지 후 생존, 그 너머(Beyond Survival)’라는 슬로건 아래, 환자의 전인적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심정지 환자가 퇴원 후 겪게 되는 신체적·정신적 후유증과 사회 복귀의 어려움을,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의 몫으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공공의료 시스템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이를 위해 심포지엄은, 응급의학과를 중심으로 순환기내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학제(Multi-disciplinary)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부정맥 관리와 급성심근경색의 2차 예방 등, 퇴원 후 환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실질적인 사후 관리 방안을 제시하며, 장기적인 추적 관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행사가 환자, 가족, 구급대원, 의료진 등 응급의료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을 한자리에 모아, 공식적인 ‘환자 중심 네트워크’의 출범을 알렸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실제 당사자인 환자와 가족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현장 구급대원과 병원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핵심적인 거버넌스로 작동할 전망이다.
조용수 응급의료지원단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생존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정의하며, “이번 심포지엄을 기점으로, 병원 치료 이후의 관리 공백을 메우고, 지역사회 응급의료 시스템이 환자의 완전한 사회 복귀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광주시의 도전이, 대한민국 응급의료 시스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