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없는 집에 안 간다는 윤 전 대통령 진술, 유일하게 진정성 느껴져”

2025-12-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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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도덕 불감증을 넘어서 인지 기능 결핍“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두고 "유일하게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은 '집사람도 없는데 집에 돌아가기 싫다'는 토로였다"고 밝혔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이 징역 10년을 구형한 가운데, 조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최후진술에서마저 국민을 향한 사과 대신 범행을 전면 부인한 태도를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임 때인 지난해 9월 19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임 때인 지난해 9월 19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조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은 계엄군과 경찰을 국회 질서 유지 차원에서 보냈다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이 엄청난 논리모순이란 점도 인식하지 못한다"며 "도덕 불감증을 넘어서 인지 기능 결핍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건국 이후 군대를 국회와 중앙선관거관리위원회로 들여보낸 유일한 대통령이란 점, 이것이 가장 심각한 헌정질서 파괴인데 질서유지용 투입이라니"라며 "멀쩡한 사람의 배를 갈라놓고 예방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는 주장과 같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이 깨어나 야당의 폭주를 규탄하도록 일깨우기 위해서 계엄을 했다는 계몽령 타령을 계속한다"며 계엄 대신 대통령의 가장 큰 권한인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끝장 토론이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도록 하는 데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조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유일하게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은 ‘집사람도 없는데 집에 돌아가기 싫다’는 취지의 토로였다"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로 밀고 들어오더라"면서 한국엔 제왕적 대통령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점도 언급했다.

앞서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박억수 특별검사팀은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로 징역 5년,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와 비화폰 관련 증거인멸, 비상계엄 허위 공보 혐의로 징역 3년, 비상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특검보는 구형 이유를 밝히며 범죄의 성립 여부보다는 윤 전 대통령의 인성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자신의 범행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부끄러움이 없고 개전의 정도 없으며, 자신의 명령에 따른 하급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교묘한 법기술을 이용할 뿐 국민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동안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혐의가 죄가 되지 않는다며 적극 방어했지만 국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발생시킨 원인이 국회, 거대야당이기 때문에 국민들을 깨우고 정치와 국정에 무관심하지 말고 제발 일어나서 관심 가지고 비판도 좀 하고 이렇게 좀 해달라는 그런 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 병력을 최소화시켜서 딱 국회에 질서유지 병력 소수하고 선관위에 소수를 보내 서버 보안시스템만 점검하는 것으로 조치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무리한 수사로 자신이 재구속됐다면서도 내년 1월 18일 구속기간 만료 이후에 풀려나 집으로 갈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내란 피고인 사건에 대해서 구속이 취소돼서 자유의 몸이 되니 특검팀이 저의 신병 확보를 위해 무리를 많이 하지 않았나"라며 "정치상황이 이런데 제가 구속 만기라고 해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도 구속돼 있고 집에 가서 뭘 하겠나. 다른 기소된 사건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걸로 영장 발부해서 신병 확보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조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윤 전 대통령의 말과 글의 수준을 비판하며 "화려한 경력에 비하면 충격적일 정도"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서울법대, 특수부 검사, 검찰총장, 세계 10대 강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의 어휘력과 문장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라며 "윤석열의 말과 글은 악문 사례의 교재감"이라고 평가했다.

조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말과 글의 문제점으로 어휘력 부족과 정확성 결여, 요약력 미흡, 논리와 법리의 허약함,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인 성정 등을 꼽았다. 그는 "헌재 심리와 형사 법정에서 쏟아낸 그의 장황한 설명을 듣고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왜 계엄을 했는지를 알 수가 없다"며 "망상적 발작적 행위를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방식이 잘못된 듯하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윤석열과 김용현의 관계는 코미디 영화 '덤 앤 더머' 판박이인데 누가 더 바보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군대 안 간 대통령과 실전경험 없는 장군이 동문적 관계에서 만나면 이런 바보짓도 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두 사람이 꾸민 비상계엄은 본질이 병정놀이였다"며 "실패하기 위해 용을 썼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윤석열의 실패는 국어교육과 법학교육의 실패"라며 "한자를 포기하고 한글로써 사고하기 시작한 지 약 30년, 한국인의 분별력이 현저히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철학, 법제사, 국제법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국내법 위주의 시험기술자를 양성한 결과 법률가 아닌 법률기술자를 많이 배출했고 윤석열이 그들 중 한 명이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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