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제쳤다…서울 주택 만족도 1위 등극한 ‘뜻밖의 동네’
2025-12-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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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난 28일 '2024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발표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는 어디일까.

서울시가 발표한 '2024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 중 주택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광진구로 조사됐다. 광진구는 주택 만족도에서 3.28점을 기록해 서울 평균인 3.01점을 웃돌며 25개 자치구 중 1위에 올랐다. 노원구와 양천구(각 3.14점), 성북구(3.11점)가 그 뒤를 이은 반면, 종로구(2.73점), 강북구(2.76점), 도봉구(2.79점)는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주거 환경 부문에서도 광진구는 3.4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용산구(3.30점)와 강남구(3.28점)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종로구는 이 부문에서도 2.73점에 그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광진구가 서울의 대표적인 ‘살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압도적인 녹지 인프라와 쾌적한 주거 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광진구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민의 95.7%가 향후에도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할 정도로 정주 의사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높은 만족도의 핵심은 단연 ‘도심 속 거대 정원’이라 불리는 어린이대공원이다. 약 53만㎡ 규모에 달하는 어린이대공원은 인근 서울숲보다 넓은 면적을 자랑하며, 동물원과 식물원, 산책로 등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구민들에게 일상적인 쉼터를 제공한다. 특히 아차산의 황톳길과 어울림 광장, 그리고 남쪽의 한강 시민공원까지 연결되는 ‘산-공원-강’의 녹지축은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광진구만의 독보적인 자산이다.
여기에 '생활쓰레기 주 6일 수거제'와 같은 밀착형 행정 서비스가 더해지며 주거 청결도와 환경 만족도 면에서 역대 최고치(98.7%)를 경신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편리한 지하철 2·5·7호선 교통망과 대학가·백화점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집 문을 나서면 대규모 숲세권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실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거주 특성과 주택 노후화 현황
서울 시민의 평균 거주 기간은 7.3년으로 집계됐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9.3년으로 가장 길었고 구로구(8.7년)와 도봉구(8.3년)가 뒤를 이었다. 반면 1인 가구 밀집도가 높은 관악구의 평균 거주 기간은 6.03년으로 가장 짧았다.
주택 노후화 문제는 도봉구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도봉구 내 가구 중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은 49.2%에 달했다. 종로구(46.3%), 노원구(43.2%), 양천구(38.0%), 강북구(35.9%) 등도 노후 주택 거주 비중이 높은 편에 속했다.
인구 계층별 분포와 주거 질적 개선
가구 형태 및 연령대별로 거주 지역의 편중 현상도 확인됐다. 청년 가구(만 39세 이하)는 관악구(45.2%)와 광진구(33.2%), 마포구(32.7%) 순으로 많이 분포했다. 특히 관악구는 1인 가구 비율이 57.3%에 달해 서울 내에서 가장 높았다. 신혼부부는 강동구(10.6%)와 성동구(9.8%)에 많았고, 65세 이상 고령 가구는 도봉구(33.2%)와 강북구(31.6%) 등에 집중됐다.

주거의 질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최저 주거 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기존 6.2%에서 5.3%로, 반지하 거주 가구는 4.7%에서 2.5%로 각각 하락했다. 주거 환경 지표 중에서는 공원과 녹지에 대한 만족도 상승이 눈에 띄는데, 서울시는 이를 '정원도시 서울' 등 녹지 확충 정책의 성과로 보고 있다. 실제 주거 만족도 1위인 광진구는 지난해 국제 정원박람회 개최 및 다수의 정원 조성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내 이동 수요 확대 및 강북권 생활 환경 향상
강북 지역은 최근 2년 사이 문화 시설, 녹지, 대중교통, 교육, 치안 등 주요 생활 지표에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향후 5년 내 이사 계획이 있는 가구 중 서울 안에서 이동하겠다는 응답은 87.5%로, 2021년 대비 2.7%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실제 이사가 이루어진 사례를 보면 서울 내 이동이 90.6%로 압도적이었다. 경기나 인천에서 서울로 전입한 가구의 주요 사유는 직장과 집의 거리(62.1%)와 교통 및 생활 편의성(43.9%)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자치구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주거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