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에게 배신감” 반응까지... 민주당 지지층도 분열

2025-12-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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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재가 없나” vs “전문성 있다면 안 나빠”
이혜훈 장관 발탁 두고 민주당 지지층도 갑론을박

‘윤석열 석방’을 외치던 인사가 이재명 정부의 초대 예산 수장 후보자로 발탁되자 여권 지지층이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하자 민주당 지지들 사이에서 사나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논란의 핵심은 이 후보자의 윤석열 전 대통령 옹호 행보다. 이 후보자는 지난 2월 15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규탄대회에서 탄핵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윤 전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그는 “수사의 기본은 인권 수사다. 이재명은 야당 대표이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면서 600자나 되는 판결문으로 이재명을 구속하지 않았다”며 ‘도주 우려가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15자로 체포하고 구속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성폭행범에게도 연쇄 살인범에게도 보장이 되는 수사 인권이 우리 대통령에게만 왜 적용되지 않는가”라며 “불법 탄핵을 중단하고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과거 전력이 알려지자 민주당 지지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의 한 이용자는 “우리나라에 그렇게 인재가 없느냐”며 “내란을 옹호했던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내란 가담자들에게 역공의 빌미만 주는 꼴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뽐뿌의 또 다른 이용자는 “능력만 있으면 내란을 옹호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줄까 봐 걱정된다”며 “이것은 탕평이나 실용주의가 아니라 명백한 인사 실책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지지층의 배신감을 자아낼 정도로 선을 넘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이 대통령에게 큰 실망과 함께 극도의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적었으며, 또 다른 이는 “수구 진영에서조차 퇴물 취급받는 인사를 굳이 기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그간 강조해 온 정부 지출 억제 지론이 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정책적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해 부적격 판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의 인사를 일단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부 지지자는 “전문성이 있다면 한 번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오히려 당황할 파격적인 카드”라며 정무적 판단을 신뢰한다는 반응도 일부 포착됐다.

이처럼 지지층 내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과거 발언과 정책 노선 차이를 어떻게 해명하느냐가 임명 가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 후보자 발탁을 둘러싼 논란이 이 대통령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수 진영마저도 이 후보자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거나 이 대통령이 내란 옹호자를 발탁했다며 반발하는 만큼 지지율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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