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육성녹음' 폭로... 꽤나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다

2025-12-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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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사실 알고도 증거 인멸 지시했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22년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한 뒤 증거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스타파가 29일 보도했다.

<김병기, 배우자 '업추비 유용' 알고도 은폐... 육성 녹음 공개 - 뉴스타파>란 제목으로 뉴스타파 유튜브 채널에 29일 올라온 영상.

뉴스타파가 확보한 2022년 8월 말 조진희 서울 동작구의회 부의장과 김병기 의원실 보좌직원 A씨 간 통화 녹음에 따르면, 조 부의장은 "사모님이 쓰신 게 7월 12일부터 8월 26일까지"라며 "다 사모님이 썼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배우자 이 모씨도 자신이 업추비를 쓴 사실을 인정했다. 이씨는 서울 동작구와 여의도 일대 식당에서 조 부의장의 업추비 카드를 썼으며, 유용 금액은 최소 270만 원에서 370만 원으로 추산된다.

김 원내대표도 당시 배우자의 업추비 유용을 알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2022년 8월부터 9월까지 김 원내대표와 A씨의 통화 녹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사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A씨와 수시로 연락했다.

8월 28일 김 원내대표는 A씨에게 "조진희 부의장 업추비 카드를 안사람이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식사를 하고 조진희가 카드로 식사를 하게 해줬으면 법에 걸리는 거냐"고 물었고, A씨는 "부의장 업추비를 엉뚱한 데에 썼으면 업무상 횡령이 될 수 있고 범죄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8월 28일 통화에선 "조진희는 자기가 다 카드를 쓴 걸로 하겠다고 한다"며 조 부의장과 말을 맞췄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배우자 이씨의 카드 결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누가 확보하지는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8월 31일 그는 A씨에게 이씨가 업추비를 쓴 식당에 가서 CCTV를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 것을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A씨는 몇 시간 뒤 "식당 측에 의원님께서 동석자 보안을 중요시해 물어봤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달라고 얘기하고 왔다"고 보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고맙다며 “수고했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보좌진에게 업추비 유용 기간과 겹치는 자신의 일정 기록도 전부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9월 1일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는 "8월 일정 다 지우라고 해라. 나와 관련된 일정 다 지우라고 해라"고 지시했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8월 22일 은평구에서 민주당 행사에 참석했는데, 이날 밤 10시쯤 은평구 소재 한 식당에서 조 부의장의 업추비 6만 원이 지출됐다.

김 원내대표는 A씨에게 "영수증 계산 때문에 직전 한 달 치 일정 기록은 꼭 남겨 놓던데. 그거 백업받지 말고 연필로 적어서 수기로 관리하라"고도 지시했다. 수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정 기록을 전자 문서가 아닌 종이 문서로 남기라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타파는 김 원내대표에게 연락해 배우자의 업추비 유용 사실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보좌진에게 사건 은폐를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었으나 김 원내대표는 답변을 거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수사기관에서 모두 수사했고 혐의 없음으로 종결한 사안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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