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MBC 연예대상 눈물바다 만든 한마디

2025-12-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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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 수상한 고(故) 전유성, 김신영이 대리 수상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현무와 장도연이 MC를 맡은 이날 행사에서 고(故) 전유성이 공로상 수상자로 호명되며 시상식장이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공로상은 고인의 제자 김신영이 무대에 올라 대리 수상했다.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대리 수상한 김신영 소감에 눈물을 보인 송은이 / MBC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대리 수상한 김신영 소감에 눈물을 보인 송은이 / MBC

무대에 선 김신영은 눈물을 참으려는 듯 잠시 허공을 바라보기도 했다. 애써 씩씩하게 입을 연 그는 "전유성 교수님 제자 김신영이다. 사제 간으로 만난 지는 23년이다"라며 "그냥 교수님이 직접 받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제자를 귀찮게 하신다"며 울먹였다. 이 한마디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관객석에 있던 송은이는 눈물을 쏟았고, 유재석, 김숙 등 다른 많은 개그맨 후배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개그계 대선배를 추억했다.

고(故) 전유성의 공로상 수상에 기립 박수를 보낸 개그맨 후배들 / MBC
고(故) 전유성의 공로상 수상에 기립 박수를 보낸 개그맨 후배들 / MBC

김신영은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교수님은 '사람을 웃기려면 너도 웃어야 한다'라고 했다"며 "그만큼 네가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앞으로 나부터 즐겁고 많은 시청자분들, 관객을 즐겁게 하는 김신영이 되겠다"며 스승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신영과 故 전유성의 각별한 인연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김신영은 전유성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라디오 DJ도 잠시 내려둔 채 나흘 간 병실을 지키며 스승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전유성의 공로상을 대리 수상한 제자 김신영 / MBC
전유성의 공로상을 대리 수상한 제자 김신영 / MBC

이날 김신영은 고인의 가족 이야기도 전했다. "지리산에서 전유성 교수님의 딸이 이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했다. 어른 예우를 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원래 이런 시상식에 제가 잘 못 가서 반대(거절)했었는데, 1월 28일이 교수님 생일이다"라며 "이 공로상을 28일 지리산 가서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신영은 "대신 받아서 너무 큰 영광이다"며 "모두가 즐거운 2026년 맞이하길 바란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희극인 되겠다. 교수님 축하드린다"라고 외쳤다.

시상과 함께 화면에는 "웃음의 새 시대를 열었던 당신의 웃음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자막이 흘러나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 수상한 고(故) 전유성 / MBC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 수상한 고(故) 전유성 / MBC

고(故) 전유성은 지난 9월 25일 폐기흉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1999년 개그콘서트 창시자로서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대중화하며 한국 코미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졌으며, 장례식장에는 수많은 희극인 선후배들이 모여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지난 9월 전유성 영결식에서 추도사 낭독 중인 김신영 / 연합뉴스
지난 9월 전유성 영결식에서 추도사 낭독 중인 김신영 / 연합뉴스
유튜브, MBCentertainment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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