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이모’ 이제는 시술받은 연예인도 처벌~‘불법 의료 카르텔’에 메스를 댄다

2025-12-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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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의원, 알선책-수요자-기획사까지 옭아매는 ‘3중 그물망’ 법안 발의…음성적 관행 뿌리 뽑힐까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방송가와 연예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주사 이모’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강력한 입법이 추진된다. 무면허 의료행위 시술자뿐만 아니라, 이를 중개한 알선책과 시술을 받은 연예인, 그리고 소속 연예인의 관리를 소홀히 한 기획사까지 처벌하는, 이른바 ‘주사이모 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음성적으로 작동해 온 불법 의료 카르텔이 뿌리 뽑힐지 주목된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술자 넘어 알선책·수요자까지…‘불법 3각 카르텔’ 전방위 차단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불법 의료행위의 ‘생태계’ 자체를 와해시키는 데 있다. 기존 의료법이 시술 행위자 처벌에만 집중했던 맹점을 보완, 이제는 불법임을 알면서도 시술을 받은 ‘수요자’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는다. 또한, 시술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알선·중개 행위’와 시술을 위한 장소나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까지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이는 공급자-중개자-수요자로 이어지는 불법의 3각 고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사실상 ‘주사 이모’가 활동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차단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연예기획사 ‘몰랐다’는 변명은 끝…내부 관리 책임 법으로 못 박아

이번 법안은 특히 대중문화예술 현장의 특수성을 정조준했다. 함께 발의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연예기획사의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이제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이나 종사자에게 ‘주사 이모’와 같은 불법 의료행위가 알선되거나 강요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할 의무를 진다. 이를 위해 소속원의 불법 시술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신고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절차까지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는 일부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의 불법 시술 사실을 묵인하거나 방조해왔다는 비판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으로, ‘몰랐다’는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법의 족쇄를 채운 셈이다.

#불법이 ‘관행’으로 굳어지는 고리를 끊는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형배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단순한 처벌 강화를 넘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강조했다. 민 의원은 “무면허 의료행위는 시술자 개인만 처벌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알선·중개가 시장을 형성하고, 여기에 수요가 더해지면 불법이 어느새 관행으로 굳어진다”고 지적했다. 시술자와 알선책, 그리고 수요자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맺어진 음성적인 카르텔을 깨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주사 이모’가 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K-컬쳐 위상에 걸맞은 ‘건강한 생태계’ 만들까

최근 ‘주사 이모’ 논란은 전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K-컬쳐의 이면에 여전히 전근대적인 불법 행위가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큰 충격을 안겼다. 이번 ‘주사이모 방지법’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불법 의료행위를 근절하는 동시에,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더 안전하고 투명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 K-컬쳐의 위상에 걸맞은 건전하고 건강한 산업 질서를 확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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