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향해 포효한 '붉은 말'~보성군의 새해, 2만개의 소원을 삼키다
2026-01-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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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달집 불길 속에서 나타난 '붉은 말' 형상에 2만 인파 '전율'
정부 공인 일출 명당, 영험한 기운까지 더해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거대한 붉은 말이 포효하며 하늘로 솟구치는 듯한 형상이 나타나자, 2만여 인파의 입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거대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 첫날, 전남 보성군 율포솔밭해변에서 펼쳐진 이 경이로운 장면은 단순한 해맞이 행사를 넘어, 새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거대한 서사시의 서막과도 같았다.
#어둠을 가른 2만개의 숨결, 남해안 최고의 명당을 채우다
2026년 1월 1일 새벽, 율포솔밭해변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였다. 영하의 칼바람도 새해 첫 태양을 직접 맞이하려는 2만여 명의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이곳이 이토록 북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해양수산부가 직접 선정한 ‘대한민국 일출 보기 좋은 바다 6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정부가 공인한 남해안 최고의 해맞이 명소이기 때문이다.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수평선, 그리고 고즈넉한 솔밭이 어우러진 풍광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어둠 속에서 저마다의 소망을 품은 2만개의 뜨거운 숨결이 겨울 바다의 공기를 데웠다.
#수평선을 찢고 솟아오른 2026년의 첫 태양
기나긴 기다림의 끝, 어둠의 장막을 찢고 마침내 수평선 위로 2026년의 첫 태양이 장엄한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 해변을 가득 메운 인파는 잠시 숨을 멈췄다. 칠흑 같던 바다와 하늘이 경계를 허물고 온통 붉은빛으로 타오르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가족의 건강, 연인의 사랑, 자신의 꿈. 수만 가지의 소원들이 붉은 태양의 기운을 받아 하늘로 향하는 듯, 해변 전체는 경건하고도 벅찬 감동으로 물결쳤다.
#액운은 재로, 희망은 불꽃으로…하늘의 답을 보다
해맞이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달집태우기’가 시작됐다. 묵은해의 액운을 모두 태우고 새로운 희망을 기원하는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바로 그 순간, 기적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마치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선포하듯 역동적인 붉은 말 한 마리가 하늘을 향해 도약하는 형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 비현실적인 광경에 현장에서는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새해 첫날부터 이렇게 영험한 붉은 말의 기운을 직접 눈으로 보니, 올 한 해는 막혔던 모든 일이 시원하게 풀릴 것만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희망의 불길, 율포의 겨울 바다를 밝히다
2026년 보성 율포의 새해맞이는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일출 명소라는 명성에, 새해의 상징인 ‘붉은 말’의 영험한 기운이 더해진 한 편의 드라마였다. 자연이 선사한 장엄한 일출과, 모두의 염원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불꽃은 그곳에 있던 2만여 명의 가슴속에 2026년을 힘차게 살아갈 뜨거운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붉은 태양과 붉은 말의 기운을 동시에 품은 율포의 겨울 바다는 그 어느 때보다 밝고 희망차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