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미쳤다...2026년 첫 '천만' 기대작으로 벌써 난리 난 '한국 영화'

2026-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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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의 숨겨진 감정, 유배지에서 피어난 관계의 재해석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 2026년 첫 천만 기대작의 정체

지난 2025년 한국 영화가 긴 침체를 통과하는 동안, 2026년 극장가는 분위기 전환이 뚜렷하다. 주요 투자·배급사가 ‘확실한 흥행 카드’로 분류되는 프랜차이즈와 스타 감독·배우 조합을 전면에 내세우며, 라인업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의 선두에, 개봉 전부터 “첫 천만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작품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유지태 / 유튜브 '쇼박스 SHOWBOX'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유지태 / 유튜브 '쇼박스 SHOWBOX'

정체는 2월 4일 개봉을 앞둔 ‘왕과 사는 남자’다. 방송인 겸 연출자로 독자적 필모그래피를 구축해온 장항준 감독의 신작으로,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을 보살피는 유배지 촌장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으로 폐위된 단종의 비극을 바탕으로 하되, 사건의 재현보다 ‘유배지에서의 시간’과 그곳에서 형성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유배된 어린 선왕의 만남을 중심축으로 서사를 밀어붙인다. 단종 이홍위와 영월 청령포 촌장 엄흥도의 관계가 중심에 놓이며, 익숙한 역사적 사건을 ‘사람 이야기’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작품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극 장르 안에서도 차별화 포인트를 분명히 했다.

천만 배우 유해진 신작 / 쇼박스 제공
천만 배우 유해진 신작 / 쇼박스 제공

화제성에 불을 붙인 건 런칭 예고편이다. 쇼박스 공식 SNS 등에서 공개된 예고편이 빠르게 확산되며, 누적 조회수 1500만 뷰를 돌파했다. “극장에 걸리기 전부터 이미 화제작”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예고편은 단종을 둘러싼 역사적 비극을 ‘권력의 격변’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유배지에서의 일상과 감정의 결을 전면에 배치해 작품의 방향성을 선명히 드러낸다.

라인업은 말 그대로 ‘캐스팅이 서사를 예고하는’ 구도다. 유해진이 유배지 촌장 ‘엄흥도’를 맡아 서사의 무게중심을 잡고, 단종 역의 박지훈과 전편에 걸쳐 호흡을 맞춘다. 유지태는 당대 권력자 ‘한명회’로 분해 권력 구조의 냉혹함을 체현할 것으로 보이며, 전미도는 궁녀 ‘매화’로 합류해 인물 관계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예고편 공개 이후 “연기파 배우들 조합”이라는 반응이 빠르게 퍼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름값을 나열하는 수준이 아니라, 캐릭터 배치 자체가 설득력을 만들어내며 기대를 증폭시키는 구조다.

박지훈과 유해진 케미 / 쇼박스 제공
박지훈과 유해진 케미 / 쇼박스 제공

제작기 영상에서 장항준 감독은 “단종은 어떤 왕이었나, 어떤 의지를 가졌던 사람이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단편적으로 소비돼온 단종의 삶을 입체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유해진은 “또 하나의 참 좋은 작품을 했다”고 했고, 박지훈 역시 “작품을 보자마자 꼭 해보고 싶었다”며 참여 소회를 전했다. 올 로케이션 프로덕션을 표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제작진은 당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을 화면에 옮기기 위해 자료 조사와 재현에 공을 들였고, 박지훈은 국궁을, 전미도는 왕실 예절을 배우는 등 디테일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 과정이 소개됐다.

이 작품이 ‘2026년 첫 천만 기대작’으로 일찍부터 거론되는 이유는 단순히 예고편 조회수나 캐스팅의 화려함만이 아니다. 역사적 비극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유배지의 관계극’으로 재배치해 감정선 중심의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장항준 감독 특유의 리듬과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완성도를 담보하려는 기획이 읽히기 때문이다. 설 연휴 이후 극장가 흐름을 가늠하는 2월 초 개봉이라는 타이밍 또한 흥행 레이스의 출발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유튜브, 쇼박스 SHOWBOX

한편 쇼박스는 ‘왕과 사는 남자’ 외에도 2026년 신작 3편을 추가로 예고했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생존자들이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고, 전지현·구교환·지창욱·신현빈이 주연을 맡는다. 공포 장르 ‘살목지’(가제)는 로드뷰 업데이트 촬영팀이 저수지에서 정체불명의 존재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며, 김혜윤·이종원·김준한이 출연한다. ‘폭설’은 폭설로 뒤덮인 외딴 기차역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로, 김윤석·구교환 조합이 눈길을 끈다.

초호화 캐스팅 '왕과 사는 남자' / 쇼박스 제공
초호화 캐스팅 '왕과 사는 남자' / 쇼박스 제공

배급사들의 ‘승부수’도 이어진다. 플러스엠은 7편 라인업을 예고한 가운데,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대표 기대작으로 꼽힌다. 비무장지대 인근 마을에서 ‘호랑이 출현’ 소문을 계기로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루며, 황정민·조인성·정호연과 함께 테일러 러셀·캐머런 브리튼·알리시아 비칸데르·마이클 패스벤더 등이 합류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NEW는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를 내세웠고, 바이포엠 스튜디오는 2월 개봉 ‘넘버원’을 공개했다. 최우식이 숫자를 보게 되는 아들을, 장혜진이 엄마를 맡아 ‘기생충’ 이후 모자 호흡을 다시 맞춘다.

'왕과 사는 남자' 공식 포스터 / 쇼박스 제공
'왕과 사는 남자' 공식 포스터 / 쇼박스 제공

침체를 벗어나려는 2026년 한국 영화는 결국 “확실한 조합”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관객의 선택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그 첫 시험대에 ‘왕과 사는 남자’가 서 있다. 개봉 전부터 쌓인 화제성과 배우 조합, 그리고 ‘단종’이라는 익숙한 역사에 새로운 감정선을 얹은 기획이 실제 관객의 발걸음을 얼마나 끌어낼지, 2월 4일 극장가에서 답이 나올 전망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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