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배우 7년 만에 출격했는데…단 6회 만에 ‘0%대’ 코앞 둔 한국 드라마
2026-01-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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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의 멜로 열연도 막지 못한 저시청률의 이유
관계의 성장서사 담았지만 시청률 1%대 고착
멜로 연기 장인으로 꼽히는 톱배우가 7년 만에 JTBC로 돌아왔지만, 성적표는 예상 밖이다.

첫 방송부터 주목을 끌었던 금요시리즈가 2주 연속 1%대에 머물며 ‘0%대’ 추락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놓였다.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왜 이렇게까지 고전하나’라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정체는 JTBC 금요시리즈 ‘러브 미’다.
‘러브 미’는 내 인생만 애틋했던, 조금은 이기적이라 어쩌면 더 평범한 가족이 각자의 사랑을 시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웨덴 원작자 요세핀 보르네부쉬가 창작한 동명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다. ‘은중과 상연’, ‘사랑의 이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을 통해 일상의 감정선을 따뜻하게 포착해온 조영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서현진을 중심으로 유재명, 이시우, 장률, 윤세아, 다현 등이 극을 채운다.

시청률 흐름은 뚜렷하게 꺾였다. 첫방은 2.2%로 출발했지만 2회 1.5%, 3회 1.9%로 떨어졌다. 이후 4회와 5회는 1.8%를 기록한 데 이어, 최신 회차에서는 1.1%로 자체 최저를 찍었다. 1%대가 고착된 채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급기야 0%대로 떨어질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닐슨코리아 기준)
극의 중심인물은 산부인과 전문의 서준경(서현진 분)이다. 남부러울 것 없는 워너비 스펙의 가면을 쓰고 살지만, 내면은 깊은 외로움과 상실로 시들어 있다. 7년 전 엄마 김미란(장혜진 분)의 사고 이후 죄책감과 후회 사이에서 가족으로부터 도망친 뒤, 누구와도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괜찮은 척, 외롭지 않은 척’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킨 준경에게 엄마의 죽음이 남긴 감정은 후회였다. 날 선 말을 내뱉고도 “다음엔 평범하게 화해하겠지”라고 믿었던 순간이 되돌릴 수 없는 이별이 됐다는 사실이 준경을 붙잡는다.

그 깊은 상실을 알아본 이는 옆집 남자 주도현(장률 분)이다. 준경은 조심스레 다가오는 도현에게서도 본능처럼 도망치려 하지만, 결국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사랑을 해보기로 한다. 도현은 준경에게 사람 사는 것 같은 평범한 일상을 선물하며 관계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다만 이 로맨스는 곧바로 ‘예상 밖의 변수’와 맞부딪힌다.
도현에게 아들이 있다는 고백이 이어지며, 준경은 배신감에 휩싸인 채 사정도 듣지 않고 도현을 몰아붙인다. 하지만 짧은 헤어짐 끝에 먼저 연락한 것도 준경이었다. 달려오는 도현을 보는 순간 자신이 생각보다 훨씬 더 그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대목은, 상실 이후의 삶을 다시 살아보기로 선택한 인물의 성장 서사로도 읽힌다.

6회에서는 갈등이 더 노골적으로 폭발했다. 서준경은 연인 주도현을 위해 알몸에 앞치마만 걸친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예고 없이 집을 찾아온 도현의 아들 다니엘(문우진 분)이 이를 목격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후 세 사람의 관계는 더 날카롭게 틀어졌다. 준경과 도현은 함께 산소를 찾아 인사를 드리며 관계를 다졌고, 준경은 다니엘의 마음을 얻고자 어항 선물을 준비했다. 도현은 세 사람의 식사 자리를 마련했지만 다니엘은 준경의 대화 시도에 냉담하게 반응했다. 준경이 친근함을 표시하며 음식을 덜어주자 이를 뿌리치며 음식을 쏟는 장면, 준경이 아닌 도현에게만 사과하는 태도는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여기에 다니엘이 외국어로 던진 ‘후레’라는 단어가 ‘창녀’라는 뜻으로 확인되며, 준경이 경악하는 장면까지 이어져 향후 대립의 강도를 예고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작품의 강점 역시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서현진은 흔들리는 눈빛과 멈칫하는 호흡만으로도 준경의 시간을 설득력 있게 쌓아 올리며,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절제된 연기로 밀도 높게 완성해낸다. ‘러브 미’가 사랑의 시작과 끝을 다루는 단순한 로맨스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 속에서 상처를 마주하고 자신을 이해해가는 성장 서사를 중심에 둔 차별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그 서사가 ‘좋은 드라마’의 조건을 갖추고도 시청률과는 별개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로맨스를 전면에 둔 작품들이 줄줄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예전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흐름 속에서, ‘러브 미’ 역시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수치가 말해주는 하락세는 분명하지만, 인물의 감정선과 관계의 파열이 본격적으로 깊어지는 구간이 시작된 만큼 남은 회차에서의 회복 가능성도 함께 열려 있다.

‘러브 미’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2회 연속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