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0배 상승... 코인보다 무섭게 올라 부품 값이 컴퓨터 한 대 값 됐다
2026-01-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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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린 램 가격... DDR5 32GB 램 62만원, 16GB 노트북 램이 40만원

램 가격이 미친 듯하다. 5일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삼성전자 DDR5-5600 32GB 램이 62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6GB 노트북용 제품 가격은 40만원이다. 지난 1년 사이 램 가격이 수직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PC 부품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1년 전과 견줘 DDR4 메모리와 DDR5 메모리의 가격이 5배가량 폭등했다.
가격 상승은 2024년 말부터 본격화됐다. 2024년 12월 기준 DDR5 16GB 제품은 6만원대였으나 지난해 3월 9만원으로 50% 상승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기 시작했고,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급등세를 보였다. 일부 제품의 경우 4개월 만에 36만원에서 98만원원으로 약 3배 가격이 뛰기도 했다. 
가격 폭등의 직접적 원인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AI 서버에 필수적인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소비자용 D램 공급량이 급감했다. HBM은 일반 메모리보다 5배에서 10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수익성이 월등히 높아 제조사들이 생산라인을 대거 HBM으로 전환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의 구형 제품 생산 축소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DDR4와 LPDDR4 매출 비중을 2024년 30% 초반에서 2025년 한 자릿수 수준까지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지난해 말 DDR4 메모리 생산을 종료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8월 1년 연장을 결정해 2026년 말까지 생산하기로 했지만 공급 제약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메모리 제조사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분기보다 크게 오른 단가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격 급등으로 인한 사재기 현상 때문에 부품 공급업체들이 가구당 구매량을 제한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램 값 진짜 미친듯이 오른다", "그때 살 걸 후회된다",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진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램 가격이 컴퓨터 한 대 값이라며 코인이 아니라 1년 만에 10배 오른 램에 투자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램 가격 상승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서버용 D램 수요는 2025년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메모리 공급 증가율은 23%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기업 ADATA 회장은 올해 D램 부족 현상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일각에선 램 가격 상승 추세가 최소 4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가격 폭등은 스마트폰과 PC 등 완제품 가격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정된 D램 공급량이 서버와 AI용 제품으로 우선 배정되면서 범용 D램 가격까지 전반적으로 뛰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과 데스크톱, 노트북의 가격이 크게 오고 있다. HP 측은 올해 하반기까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HP도 가격 인상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메모리가 전체 시스템 원가의 15%에서 18%를 차지하는 까닭에 완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공급 제약 해소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과거 과도한 증설로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설비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대신 가격으로 수익을 방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