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에 '10원짜리 동전'을 넣어보세요... 할머니 말씀 듣기를 잘했습니다
2026-01-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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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나는 신발의 구원자 ‘10원짜리 동전’

쓸모없어 보이는 잔돈. 그중에서도 가장 하찮아 보이는 10원짜리 동전. 그런데 이 동전이 악취 나는 신발을 구원할 수 있다면? 할머니들이 예전부터 신발장에 넣어두던 바로 그 방법이 최근 과학적으로 입증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몇 가지 조건을 알아둬야 한다.
신발 냄새의 주범은 세균이다. 하루 종일 발에서 흘러나온 땀이 신발 안에 갇히면서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고, 이들이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면서 아이소발레르산이라는 악취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냄새는 오래된 치즈나 식초처럼 시큼하면서도 구린 냄새를 풍긴다.
그런데 구리 성분이 들어 있는 10원짜리 동전을 신발에 넣어두면 이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구리에 미량동 효과라고 불리는 미량 살균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세균이나 곰팡이가 구리 표면과 접촉하면 구리 원자가 미생물의 대사작용을 교란해 수시간 안에 죽게 만든다. 구리 이온이 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균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이 같은 구리의 항균성은 이미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이집트 파피루스의 기록에는 구리 화합물을 살균하는 데 사용했다는 내용이 나오며,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식수를 구리 그릇에 저장해야 한다는 법까지 있었다. 1893년 스위스의 식물학자 카를 빌헬름 폰 내글리가 처음으로 이 금속 이온의 독성 효과를 과학적으로 기술했고, 이후 수은, 은, 철, 납, 아연 등 여러 금속에서도 같은 효과가 발견됐다. 그중에서도 병원체를 비교적 빨리 죽이면서 독성이 없는 구리와 은이 우리 생활에 많이 쓰이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구리가 호흡기 바이러스까지 퇴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바이러스가 각종 물건 표면에서는 여러 날 동안 감염성을 유지하지만 구리 위에서는 급속하게 비활성화됐다. 구리에 노출되면 바이러스의 유전체와 몸체 구조가 모두 파괴돼 되살아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사멸한다는 것이다. 미국 환경청은 이미 구리 합금을 공공보건에 유익한 항미생물 물질로 지정했고, 구리 항균제품들은 한국, 영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의 병원 시설에 설치되고 있다.
실제로 구리 성분을 활용한 제품들도 나와 있다. 구리 함량 65% 이상인 항균동을 사용한 신발용 제품은 8시간이 지나면 발 냄새와 곰팡이균 등 각종 세균들을 제거한다. 구리 이온을 아크릴과 결합해 만든 구리 섬유는 소량(10%)만으로도 항균 및 항바이러스 99.9%, 소취율 89%의 효과를 보인다. 이 때문에 발냄새 방지용 깔창에도 발이 닿는 부분에 구리 성분을 넣는다.
다만 알아둬야 할 사실이 있다. 현재 유통되는 10원 동전의 구리 함량은 48% 정도다. 1966년 최초 발행 당시에는 구리가 88%나 들어갔지만 제작 비용 문제로 점차 줄어든 것이다. 구리 함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항균 효과도 예전만큼 강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리 48%도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며, 사용 방법을 제대로 알면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10원짜리 동전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몇 가지 현실적인 조건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접촉 면적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동전 3~4개는 신발 전체 면적에 비해 구리 이온이 닿는 부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동전을 신발 안에서 골고루 흩어 놓거나, 가끔 신발을 흔들어 동전 위치를 옮겨주는 것이 좋다. 확실한 효과를 원한다면 동전 개수를 10개 이상으로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깨끗한 동전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동전 표면에 기름때나 먼지가 두껍게 앉아 있으면 구리 이온이 방출되지 못해 항균 효과가 뚝 떨어진다. 시커멓게 변한 동전보다는 식초나 케첩으로 닦아 광택이 나는 깨끗한 동전을 사용할수록 효과가 좋다. 산성 성분이 동전 표면의 산화막을 제거해 구리가 제대로 이온을 방출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습기가 적당할 때 더 잘 듣는다. 미량동 효과는 구리가 수분과 만나 이온화가 일어날 때 활발해진다. 따라서 신발이 완전히 바짝 마른 상태보다는 외출 직후 발의 온기와 습기가 약간 남아 있는 상태에서 동전을 넣어두는 것이 이온 방출에 더 유리하다. 구리 이온이 수분을 매개로 세균의 세포막을 투과해 들어가 대사 작용을 교란하고 DNA를 파괴하는 과정이 원활해지는 것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 깨끗하게 닦은 10원짜리 동전 5~10개를 신발 안에 골고루 흩어 넣어두기만 하면 된다. 하루 이틀 정도 넣어두면 냄새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다. 구리 표면에서는 곰팡이나 미생물이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 손잡이나 난간, 엘리베이터 버튼 등 사람의 손을 많이 타는 곳에 구리로 된 물건이 많이 사용된다.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국인 칠레에서는 구리 양말 등 의류에도 구리를 섞은 제품을 개발하며 수요처를 확산 중이다.
10원짜리 동전은 저렴한 가격에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친환경 방법이다. 구리 함량이 예전보다 줄었다 해도 제대로 사용하면 여전히 항균 효과는 충분하다. 지금 당장 주머니 속 10원짜리 동전을 꺼내 식초로 깨끗이 닦아 신발에 넣어보자. 작은 잔돈 하나가 퀴퀴한 신발 냄새로부터 당신을 구원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