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최상이었는데… 기후 변화로 23년 만에 사라지는 '이것'
2026-01-0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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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간 이어온 사과 수확 체험 종료
전북 장수군이 매년 진행해온 사과 수확 체험을 올해부터 중단한다.

장수군은 도내 대표 농촌 프로그램 중 하나인 사과 수확 체험을 이상 고온 등 기후 변화로 23년 만에 종료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체험 프로그램은 장수군 농업기술센터가 2003년부터 사과 농가와 함께 매년 1월 전국에서 신청받아 사과나무를 일반 시민에게 분양한 후 수확철에 농장을 방문해 직접 따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1주당 12만 원을 내고 수확 시기나 선호하는 맛에 따라 홍로, 후지(부사), 하니 등의 품종을 고른다. 이후 가을철에 신청자의 이름표가 달린 나무에서 사과를 직접 따면서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수확 체험을 다녀온 누리꾼들은 "관리가 잘 된 사과나무에서 대왕 사과도 발견했다", "직접 수확하는 가치가 높다", "지인들도 나눠주고, 아이와 함께 사과도 따고 일석이조", "사과나무 분양 추천한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분양 받은 사람은 온라인 소식지를 통해 계절마다 나무의 생육 상황을 볼 수 있다. 또 예정 수확량(30㎏)에 미치지 못하면 같은 품종의 사과로 보전받을 수도 있었다. 만일 병해충 등으로 분양받은 나무에서 20㎏밖에 수확하지 못할 상황이면 부족분 10㎏을 농장주가 채워주고, 풍작으로 30㎏ 이상 수확하더라도 전량 가져갈 수 있어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이상고온 등으로 사과 생육이 저조했던 2023년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서 경매된 홍로 상품 10㎏의 평균 가격이 8만2927원, 특품은 12만523원까지 폭등한 것을 감안하면 1주당 12만 원인 이 수확 체험에서 30㎏을 확보하는 것은 큰 이득인 셈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사과 수확 체험은 22년간 2만5000주가 분양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이를 통해 농가들은 24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연간 1만5000여 명이 사과 농장을 방문하는 등 지역 경제에도 훈풍이 불었다.

하지만 장수군은 봄철 저온 현상과 여름철 이상 고온 등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당도가 높은 사과 생산이 어려워지자 올해부터 체험 행사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사과 성장에는 시기별 적절한 온도가 중요한데, 지구온난화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상황에서 봄철 기습 저온 현상이 발생해 꽃이 떨어지는 냉해 피해가 반복됐다. 또 일교차가 클수록 착색이 좋아지는데, 여름철 고온 현상으로 밤낮의 기온 차가 줄어들면서 사과 특유의 붉은빛이 나지 않고 당도가 떨어지는 등 상품성 저하 문제도 발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