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故안성기, 생전 편지 공개…“이 세상에 필요한 건 착한 사람”
2026-01-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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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들에게 남긴 메시지, 50년 후 영결식서 눈물의 낭독
'국민 배우' 고(故) 안성기의 영결식에서 생전 아들에게 전한 편지가 공개되어 안팎에 큰 울림을 주었다.

9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채플홀에서 엄수된 영화인 영결식에서 장남 안다빈 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단상에 올랐다. 안 씨는 고인이 평소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경계해왔음을 언급하며, 애도를 표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하늘에서도 영화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 씨는 예정에 없던 고인의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아버지의 서재에서 자신이 5살 무렵 받았던 오래된 편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시 유치원 과제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쓴 이 편지가 현재 모든 이들에게 남기는 고인의 메시지인 것 같아 이 자리에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편지에는 아들의 탄생을 지켜보던 아버지 안성기의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안성기가 어린 아들 안 씨에게 남겼던 편지에는 "다빈아,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던 날 아빠를 꼭 빼닮은 주먹보다 작은 얼굴을 처음 봤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만큼 커서 의젓해진 너를 보면 아빠는 부러운 것이 없구나"라고 아들을 처음 만난 감격과 환희가 담겨 있었다.
이어 안성기는 "네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아빠는 다빈이가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한다.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시간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고인은 아들이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아들 다빈 씨가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타인을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 되길 바랐다. 또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약속 시간을 엄수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인은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실패나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자신을 잃지 말고 도전해라. 무엇보다 남자는 야망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끝까지 도전하면 네가 나아갈 길이 뭔지 보일 것이다. 내 아들 다빈아, 이 세상에 필요한 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라고 전했다.
안 씨가 편지를 읽는 동안 현장은 눈물바다가 되었으며, 낭독하는 아들 역시 감정이 북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성기는 혈액암 투병 중이던 지난해 12월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려 심정지 상태로 응급 이송됐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전 가족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
정부는 한국 영화의 대중적 성장을 상징하고 문화적 지평을 넓힌 고인의 업적을 기려 1등급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인이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를 통해 한국 영화사와 궤를 같이해 온 '국민배우'임을 명시하며 훈장 추서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