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의대 비추..."수술 잘 하는 의사도 대체된다"
2026-01-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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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외과의사가 인간을 3년 안에 앞지른다?
의대는 정말 필요 없어질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한마디가 의료계와 교육계를 동시에 흔들었다. “의대에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소 도발적으로 들리는 이 발언은 단순한 자극적 멘트가 아니라, 머스크가 그려온 미래 의료 시스템의 방향을 압축한 표현에 가깝다. 문제는 이 전망이 공상에 머무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머스크는 현지 시각 8일, 미국의 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이 의료를 어떻게 바꿀지를 설명했다. 대화의 중심에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있었다. 그는 최고의 외과의사보다 로봇이 더 뛰어나지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3년”이라고 답했다. 이어 4년이면 거의 모든 인간을 앞서고, 5년이 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문제 삼은 것은 의료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인간 의료 시스템의 구조다. 훌륭한 의사 한 명을 키우기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의대와 수련 과정을 거쳐 숙련된 외과의사가 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고, 그 사이 의학 지식은 계속 바뀐다. 게다가 인간은 피로하고, 실수하며, 하루에 수행할 수 있는 수술 횟수에도 한계가 있다. 머스크는 “진짜 대가 수준의 외과의사는 극소수”라고 단언했다.
그가 로봇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험의 축적 방식 때문이다. 인간 외과의사는 평생 경험할 수 있는 수술 사례가 제한적이지만, 로봇은 다르다. 하나의 옵티머스가 쌓은 경험이 다른 모든 옵티머스와 공유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모든 로봇 외과의사가 동일한 최고 수준의 경험치를 갖게 된다. 피터 디아만디스가 언급했듯 외과의사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그 수술을 몇 번 해봤느냐”라면, 로봇은 그 질문 자체를 무력화한다.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을 세 가지 지수적 성장의 곱으로 설명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발전 속도, AI 칩 성능의 향상, 그리고 전기·기계적 정교함의 진화다. 여기에 옵티머스가 옵티머스를 만드는 재귀적 구조까지 더해지면 성장은 가속된다. 결국 로봇은 스스로를 개선하며 인간의 학습 속도를 압도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되면 의료 접근성의 개념도 달라진다. 고급 외과의사를 대도시에만 집중 배치할 필요가 없어지고,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수준의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초기 비용은 설비 투자와 전기료 정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사실상 공짜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까지 내다봤다.

이 지점에서 “의대는 의미 없다”는 발언이 나온다. 머스크는 이 말이 단지 의학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기존 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긴 시간을 들여 특정 전문성을 쌓는 방식이, 기술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망에 대해 의료계 안팎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수술은 기술뿐 아니라 윤리, 책임, 예외 상황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머스크의 발언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앞으로 10년,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의료와 교육의 모습은 지금과 같아도 되는가라는 질문이다.
의대 진학이 정말로 의미를 잃을지, 인간 의사의 역할이 어떻게 재정의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기술이 의료의 판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머스크의 한마디가 불편하게 들린 이유도, 그 변화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건드렸기 때문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