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얼마 없는데…제주서 10년 만에 목격된 두 눈 의심 '초희귀 생명체'
2026-01-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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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4일 동안 제주에 머물러
지구상에 남은 개체 수가 500여 마리에 불과한 세계적 멸종위기종 넓적부리도요가 제주도 연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새덕후 Korean Birder'는 최근 제주 서귀포시 표선해변을 찾아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이 초희귀조의 생태를 카메라에 담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넓적부리도요는 전 세계에 400~500마리 정도만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위급(CR)' 단계의 멸종위기종이다. 이번에 제주에서 발견된 개체는 약 10년 만에 확인된 기록으로, 매우 이례적인 방문이다. 이 새는 이름처럼 납작한 주걱 모양의 부리를 가졌으며, 비슷한 크기의 좀도요나 민물도요 사이에서도 독특한 외형과 행동으로 눈에 띈다.

영상에 포착된 넓적부리도요는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였다. 멀리 떨어져 있던 새가 갑자기 사람 바로 옆으로 다가와 몸을 긁거나,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연하게 낮잠을 자는 장면이 확인됐다. 촬영자가 낮은 자세로 기다리자 신발 바로 앞까지 걸어오는 등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넓적부리도요'라고 불릴 만큼 대담한 행동을 보였다.


이 새는 약 14일 동안 제주에 머물며 활발하게 먹이 활동을 했다. 주걱 같은 부리를 이용해 갯벌에서 달랑게를 사냥하거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이동을 위한 에너지를 보충했다. 해가 지면 모래사장에 구멍을 파고 동료 새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도 했으며, 매와 같은 포식자가 나타나면 몸을 바짝 낮춰 은신하는 영리한 생존 전략을 보여줬다.

그러나 위태로운 순간도 있었다. 일부 관광객이 새를 구경하기 위해 갑자기 다가가거나,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새들을 쫓아다니는 상황이 발생했다. 촬영자는 해외에서는 해변에서 반려견의 목줄 착용을 엄격히 규제하거나 출입을 금지하기도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람을 믿고 다가오는 새들을 위해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제주에서 보름 가까이 머물며 충분히 에너지를 보충한 넓적부리도요는 현재 월동지인 동남아시아로 이동한 상태다. 이번 영상은 희귀 조류와의 공존을 위해 해변에서 큰 동작을 자제하고, 반려견의 목줄을 반드시 착용하는 등 성숙한 탐조 문화와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 넓적부리도요에 대해 알아보자!
도요물떼새과에 속하는 넓적부리도요. 부리가 끝으로 갈수록 넓적하게 퍼진 독특한 형태를 지닌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갯벌에서 먹이를 찾는 데 적합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부리를 좌우로 흔들며 진흙 속을 훑듯이 탐색해 작은 갑각류나 곤충 유충 등을 포획한다.
넓적부리도요는 몸길이 약 14~16cm로 비교적 작은 체구의 물새다. 번식기에는 머리와 등 쪽에 갈색 무늬가 뚜렷해지며, 비번식기에는 전체적으로 연한 회갈색과 흰색이 섞인 깃털을 띤다. 다리는 검은색에 가깝고, 부리는 짧지만 끝이 넓어 다른 도요류와 쉽게 구별된다.
이 종은 장거리 이동을 하는 철새로,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번식한 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연안으로 이동해 월동한다. 이동 경로에는 한반도 서해안과 같은 갯벌 지역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넓적부리도요는 갯벌에 크게 의존하는 종으로, 먹이 활동과 휴식을 위해 넓은 조간대 환경이 필요하다.
현재 넓적부리도요는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서식지 감소와 갯벌 훼손, 이동 경로 상의 환경 변화 등이 주요 위협 요인으로 지적된다. 학계에서는 현존 개체 수를 수백 마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보호와 모니터링이 이어지고 있다. 넓적부리도요는 동아시아 연안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종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