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블랙아웃' 틈탄 참혹한 유혈 진압…이란 사망자 2만명 육박 가능성

2026-01-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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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실 영상으로 드러난 이란의 숨겨진 참상

테헤란 현지 의료진의 내부 고발과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 밖으로 유출된 영안실 영상은 이란 당국이 시위 진압을 넘어선 전시 작전을 수행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최소 1만 2천 명에서 최대 2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망자 규모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치다.

이란인권센터가 공식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실린 이란 시위대 관련 참혹한 현장 사진. / 란 인권센터(CHRI)
이란인권센터가 공식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실린 이란 시위대 관련 참혹한 현장 사진. / 란 인권센터(CHRI)

최근 이란인권센터(CHRI)가 확보한 테헤란 및 이스파한 지역 의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보안군이 시위대 해산이 아닌 사살을 목적으로 작전을 수행했다.

증언에 나선 한 의사는 "8일 밤을 기점으로 부상의 양상이 산탄총에서 실탄 관통상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며 "복부와 가슴, 머리를 조준한 사격은 명백히 죽음을 의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 DShK 중기관총과 자동소총 연사음이 들렸으며, 이는 경찰이 아닌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군사 장비라고 지목했다.

이러한 참상은 1월 8일(현지 시각) 단행된 인터넷 전면 차단으로 인해 철저히 가려질 뻔했다. 이란 당국은 구글 지도, 응급 전화(110, 115)를 포함한 모든 통신망을 끊어버렸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를 '국가 범죄를 숨기기 위한 디지털 암전'이라고 규정했다.

카리즈악 법의학 센터 영안실 현장 / @iran.hrdc 인스타그램
카리즈악 법의학 센터 영안실 현장 / @iran.hrdc 인스타그램

그러나 통제된 국경을 뚫고 나온 영상, 사진들을 통해 학살의 실체가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바히드 온라인(Vahid Online)'이라는 이란 활동가가 공개한 16분 분량의 영상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 영상은 테헤란 외곽 카리즈악(Kahrizak) 법의학 센터 영안실의 참혹한 현장을 담고 있다.

미국 매체 CBS 뉴스에 따르면 이 영상을 제보한 내부 소식통은 인터넷 차단을 우회하여 파일을 업로드하기 위해 무려 600마일(약 965km)을 이동해야 했다. 영상에는 최소 366구에서 400구 이상의 시신이 바닥에 줄지어 놓여 있었으며, 법의학 요원들이 시신을 기록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CBS의 검증 결과 시신들에서는 의사들의 증언과 일치하는 실탄 총상, 산탄총에 의한 벌집 모양 상처, 심각한 신체 훼손이 확인됐다.

이란의 인권단체 이란 인권(IHR)은 "탄압의 수위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1만 2천 명에서 최대 2만 명에 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이란 당국이 주장하는 2천 명을 10배 가까이 상회하는 수치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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