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섬마을의 절규~완도군 넙도, ‘물 전쟁’ 선포하고 총력 대응
2026-01-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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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율 15% 바닥 드러낸 수원지, 남은 물은 82일 치뿐
679억 투입 ‘바닷길 상수도’가 근본 해법… 완도군 행정력 집중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기후 위기의 최전선인 섬마을이 또다시 목타는 겨울을 맞이했다. 전남 완도군 노화읍 넙도가 심각한 가뭄으로 식수난 위기에 봉착하자, 정부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긴급 처방에 나섰다. 완도군은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1. 저수율 15.4% ‘쇼크’… 82일 뒤엔 물 끊길 판
현재 넙도의 상황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13일 기준 넙도 수원지의 저수율은 15.42%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강수량이 평년의 66% 수준에 그친 탓이다. 이대로 비가 오지 않는다면 현재 남아있는 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고작 82일에 불과하다.
주민들의 생명수인 해수담수화 시설마저 노후화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최대 일일 250톤을 생산해야 할 시설이 효율 저하로 물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섬 주민들의 불안감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2. 정부·지자체 현장 급파… ‘비상 용수 수혈’ 작전 돌입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행정안전부와 완도군은 지난 13일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행안부, 농식품부, 환경부, 기상청 등 관계 부처와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가 총출동해 넙도 수원지와 담수화 시설을 샅샅이 점검했다.
군은 즉각적인 ‘응급 수혈’에 나선다. 우선 노후된 해수담수화 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하루 150톤 생산 규모의 해수 전용 담수화 시설을 추가로 증설한다. 또한, 철부선 1대와 급수차 4대를 동원해 육지에서 하루 180톤의 비상 용수를 공수하는 ‘물 배달 작전’을 병행,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3. “하늘만 볼 순 없다”… 679억 투입해 ‘바닷속 수도관’ 뚫는다
임시방편만으로는 반복되는 가뭄의 공포를 끝낼 수 없다는 것이 완도군의 판단이다. 이에 군은 항구적인 물 부족 해결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해남에서 바다를 건너 노화읍까지 수도관을 연결하는 ‘보길·노화 급수 비상 공급망 구축 사업’이다.
총사업비 679억 원이 투입되는 이 역점 사업은 육상 24.9km와 해저 10.9km 등 총 35.8km의 관로를 설치하는 대역사다. 하루 1,000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넙도를 포함한 섬 지역의 물 걱정은 옛말이 될 전망이다.
4. 신우철 군수 “행정력 총동원해 물 복지 실현할 것”
현장을 진두지휘한 신우철 완도군수는 물 문제 해결을 민선 8기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신 군수는 “섬 지역 주민들에게 물은 곧 생존권”이라며 “단기적인 급수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광역 상수도망 구축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조속히 완성해 도서 지역의 물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후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 말라가는 섬을 살리기 위한 완도군의 치열한 사투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