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춘란’ 대륙의 문을 열다~화순군, 국내 최초 중국 공식 수출 성사

2026-01-2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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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상’식 거래 넘어 정식 통관 1호 기록… 내수 한계 뚫고 글로벌 시장 진출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한국 자생 춘란이 사상 처음으로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쳐 중국 땅을 밟는다. 그동안 내수 시장과 동호인 위주의 비공식 거래에 머물러 있던 한국 춘란 산업이 화순군을 통해 글로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았다.

한국춘란 최초 수출 기념식
한국춘란 최초 수출 기념식

화순군은 지난 18일 능주면 소재 화순춘란재배온실에서 역사적인 ‘한국 춘란 대중국 수출 선적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은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한국 농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기대감으로 달아올랐다.

◆ ‘음지’에서 ‘양지’로… 합법적 수출길 뚫었다

이번 수출이 갖는 가장 큰 함의는 ‘제도권 진입’이다. 지금까지 난 거래는 개인 간 거래나 검역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음성적인 방식이 주를 이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화순군의 사례는 검역, 환경 보호, 세관 통관 등 수출에 필요한 까다로운 국제 법적 기준을 모두 충족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이날 행사는 화순난연합회 주관 판매전과 동시에 진행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국내 유통의 중심지인 화순이 이제는 세계 시장을 향한 전진기지로 변모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복규 군수와 난 재배 농가 등 1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춘란 산업화’의 첫 단추가 끼워지는 순간을 함께했다.

화순춘란재배온실에 전시된 난을 둘러보는 방문객들
화순춘란재배온실에 전시된 난을 둘러보는 방문객들

◆ 까다로운 3중 장벽 넘어… 민관 협력의 결실

중국 수출길이 열리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생물 자원 특성상 검역 장벽이 높고, 멸종위기종 관련 국제 협약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화순군은 이를 돌파하기 위해 치밀한 ‘행정 외교’를 펼쳤다. 전라남도, 농림축산검역본부, 영산강유역환경청 등 관계 기관과 원팀을 이뤄 수출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중국 최대 난 산지인 복건성과 협약을 맺고, 현지 관계자들을 화순으로 초청해 한국 춘란의 우수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시키는 등 신뢰 구축에 공을 들였다.

◆ 중국 복건성으로 향하는 500촉… ‘테스트베드’ 가동

이번에 1차로 선적되는 물량은 한국 춘란 500촉이다. 도착지는 중국 복건성 장주시 남정현. 비록 대규모 물량은 아니지만, 현지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유통망을 점검하는 ‘테스트베드’ 성격이 강하다.

화순군은 이번 시범 수출을 기점으로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내 거대 유통망을 확보해 화순을 명실상부한 ‘대중국 춘란 수출 허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국내 시장 포화로 정체기를 맞은 난 농가에 새로운 활로가 될 전망이다.

◆ 구복규 군수 “아시아 난 허브 도약”… 고부가가치 산업화 선언

화순군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난 산업을 단순 재배업이 아닌 ‘고부가가치 수출 효자 종목’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오늘 기념식은 우리 춘란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품질 경쟁력을 입증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복건성과의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수출 국가를 아시아 전역으로 넓히고, 농가 소득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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