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르치는 아이가 집에서 귀신을 본답니다”
2026-01-2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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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그런 말을 주작으로 여겼는데 막상 가까운 아이가 이러니 마음 복잡”
"눈이 파인 여인이 보여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몇 달째 집 안에서 귀신을 본다며 괴로워하고 있다. 평소 공포 라디오를 들으며 ‘주작’이라고 웃어넘기던 한 교사조차 실제 상황에 직면하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클리앙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작성자 A씨가 가르치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몇 달 전부터 안색이 좋지 않았다. 원래 약하고 마른 체격이었지만 밝고 쾌활했던 아이가 달라지자 몇 주 전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상황을 전했다. 아이가 계속 집 안에서 귀신을 본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그 집에서 산 지 꽤 오래됐고 최근 이사한 것도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귀신의 형태도 '눈이 파인 여인' 등 구체적이다"라고 전했다. 아이가 무서운 영화나 이미지, 이야기를 접한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A씨는 평소 취미로 공포 라디오를 듣는다고 했다. 무섭지 않고 "주작이네"라고 재미있게 듣곤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막상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와 어머니가 공포 라디오와 상당히 흡사한 패턴으로 이야기하니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아이는 망상이나 상상 속 친구 수준이 아니라 꿈이 아닌 현실에서 계속 귀신이 보인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아이 가족은 기독교 신자다. 목사가 기도해주고 있지만 상황이 계속된다고 한다. 작성자는 "유튜브에서 듣던 것과 상당히 흡사한 레퍼토리여서 놀랐다"며 "원래 이런 거 들으면 주작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까운 아이가 이러니 마음이 복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해당 글엔 다양한 반응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거짓말을 하거나 환상을 보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병원을 가거나 심리상담을 받아야지 왜 목사를"이라고 지적했다. "조현병 같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유튜브나 틱톡에 아이들이 볼 만한 무서운 콘텐츠가 많다"며 "아이가 봤던 콘텐츠 리스트를 꼼꼼히 점검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동서양 막론하고 어릴 때 상상의 친구를 만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며 "연구 결과마다 다르지만 50% 이상으로 보기도 한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안 없어지면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수년 전부터 헛것을 보셨는데 뇌 영상 촬영 결과 우측 뇌가 많이 위축돼 있었다며 "뇌출혈이 있었고 피가 뇌를 누르면서 이상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대부분은 뇌의 작용이라고 판단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종교적 접근을 제안하기도 했다. "우선은 정신과 상담부터 진행하고 그 이후 개선되지 않는다면 종교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라"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에 따르면, 아동이 환시를 호소하는 경우 우선적으로 의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환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보거나 봤다고 느끼는 시각적 환각으로, 환청에 비해 신경계의 기질적 손상에 의한 경우가 많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에 따르면 조현병의 원인은 뇌의 기질적 이상으로 추정된다. 약한 정신력이나 부모의 잘못된 양육, 악령 및 귀신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이 아니다. 조현병의 대표적 증상은 망상과 환각이지만, 조현병에만 나타나는 특이 증상은 없어 다양한 내과적 질환과 다른 정신과 질환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정신의학신문에 실린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설명에 따르면, 환각 경험은 정상인에게서도 흔히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잠이 들려고 하는 순간이나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에 경험하는 입면시 환각과 출면시 환각은 비교적 흔한 현상이다. 한 연구에서는 입면시 환각의 경우 37%의 응답자가 일주일에 1~2회가량 환각을 경험했다고 보고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정보에 따르면, 아동의 환각 증상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뇌 영상 검사와 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뇌종양, 뇌전증, 뇌 질환, 대사 장애 등의 기질적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환각은 정신 건강 장애뿐 아니라 뇌의 구조적 문제, 감염,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