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고쳤다…초호화 캐스팅 ‘19금 영화 원작’ 고자극 한국 드라마
2026-01-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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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돌아온 19금 사극, 손예진·지창욱·나나가 펼치는 욕망의 게임
조선시대 금기를 깨다, 절제된 아름다움 속 '고자극' 서사의 재탄생
넷플릭스가 2026년 신작 라인업을 한꺼번에 꺼내 들자, 가장 먼저 시선이 쏠린 건 ‘청불’ 딱지가 붙었던 한 편의 사극이었다. 사랑과 욕망을 정면으로 꺼내 들었던 19금 영화가, 23년 만에 시리즈로 다시 태어난다. 여기에 손예진, 지창욱, 나나까지 이름을 올리며 공개 전부터 판이 커졌다. “이 조합이면 안 볼 수가 있나”라는 반응이 벌써부터 쏟아진다.

정체는 2026년 3분기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캔들’이다. 2003년 개봉한 배용준·전도연 주연의 파격 사극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넷플릭스 판으로 리메이크된다. 당시 영화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과 욕망, 유혹과 내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높은 장벽을 뚫고도 352만 흥행을 기록했다. 그 파격의 결을 시리즈로 확장해 다시 보여주겠다는 게 넷플릭스의 승부수다.
이번 시리즈에서 손예진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인 ‘조씨부인’을 연기한다. 조씨부인은 자신을 연모하는 조원에게 먼저 유혹의 내기를 제안하며 판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사랑 내기의 ‘제안자’로서, 막후에서 관계의 수를 놓는 전략가 면모가 작품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핵심 축으로 읽힌다.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은 지창욱이 맡는다. 관직에 오르는 입신출세보다 쾌락과 재미를 추구하는 인물로, 사랑은 믿지 않지만 연애는 즐기는 매력적인 사내다. 내기에서 이겨 조씨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설정 자체가 이미 ‘고자극’이다. 조선의 엄격한 규범을 비웃듯, 유혹과 권력, 욕망이 한데 섞이며 이야기를 앞으로 밀어붙인다.
나나는 남편을 잃고 정절을 지키며 살아가던 중 조원의 접근을 끊어내려 하는 ‘희연’ 역을 맡았다. 희연은 스스로를 다잡으려 하지만 조원을 향한 알 수 없는 감정으로 흔들리며 점점 끌려드는 복잡한 내면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사랑의 내기 한가운데로 들어온 ‘흔들림’의 캐릭터가 어떤 파열음을 낼지, 캐스팅만으로도 기대를 키운다.

원작의 서사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프랑스 대혁명 직전 상류 사회의 음모와 파멸을 풍속 연애소설로 그린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를, 사랑도 유혹도 금기였던 조선 시대로 옮겨왔다. 양반들 간의 치명적인 유혹과 배신, 복수로 얼룩진 이야기를 아름답고도 발칙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또한 욕망을 가지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엄격한 유교 질서에 도전하듯 발칙한 사랑과 유혹의 내기를 아슬아슬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영화 한 편이 감당했던 농도를, 시리즈가 어떻게 밀도 있게 늘려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제작진 역시 ‘고자극’ 서사를 정교하게 다듬을 라인업으로 꾸려졌다. ‘스캔들’(극본 이승영·안혜송, 연출 정지우)은 정지우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정 감독은 ‘유열의 음악앨범’, ‘해피엔드’ 등을 통해 미묘한 감정선과 심리, 인물들 간의 위험한 관계를 밀도 있게 조명해 왔다. 여기에 ‘협상의 기술’ 이승영 작가와 ‘썸바디’ 각색을 맡았던 안혜송 작가가 극본에 함께 참여한다. 제작은 영화 ‘파일럿’, ‘청설’, ‘유열의 음악앨범’, ‘증인’, ‘청년경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던 무비락이 맡아 기대감을 더한다.

공개 전부터 작품의 결을 압축해 보여준 건,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6 코리아(Next on Netflix 2026 Korea)’ 행사였다. 손예진은 사극 ‘스캔들’을 통해 ‘여백의 미’로 완성한 조선의 아름다움을 예고했다. “아름다운 조선 시대의 풍경과 한복, 한옥 등을 만나볼 수 있다”며 “최근 사극은 화려하고 비주얼적으로 강렬한 것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 드라마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여백이 살아있는 미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절제된 색과 여백이 공존하는 화면, 한국적인 미가 잘 드러난 한옥의 공간감을 강조한 대목은, 이 작품이 단순히 수위만으로 승부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고자극 서사를 ‘고증’과 ‘미감’으로 받쳐 글로벌 시청자에게 설득하겠다는 계산이 읽힌다.

손예진에게 이번 작품은 데뷔 초 드라마 ‘대망’을 제외하면 거의 처음 도전하는 본격 사극이기도 하다. 그는 “보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예뻐 보이지만, 실제로 한복을 입는 순간 몸을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며 “장식품도 무겁고, 팔짱을 끼거나 짝다리를 짚는 동작조차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자세를 유지하며 손동작 하나까지 신경 써야 하는 그 꼿꼿함을 몇 달간 유지하는 게 가장 큰 고충이었다”며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화려한 화면 뒤에 있는 ‘불편함’과 ‘노력’을 전면에 놓은 이 발언은, 작품이 지향하는 ‘절제된 아름다움’이 말이 아닌 체감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스캔들’은 ‘동궁’과 비슷한 3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손예진은 “우리 작품이 더 잘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고, “넷플릭스 시리즈를 처음 하게 됐는데 기대도 많이 되고 떨린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했다. 공개 시점부터 배우의 각오, 작품의 미감, 그리고 원작이 가진 파격성까지 한 번에 걸어버린 셈이다.

반응은 빠르게 번졌다. 예고편을 접한 누리꾼들은 “스캔들 손예진 지창욱 나나 미쳤다”, “나나 사극풍 너무 골져스”, “아.... 다시 결제해야겠네........... 어떻게 안 봐”, “넷플릭스 폼 미쳤다”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넷플릭스가 2026년 라인업에 ‘천천히 강렬하게’, ‘사냥개들2’, ‘흑백요리사3’, ‘가능한 사랑’, ‘맨끝줄 소년’, ‘스캔들’ 등 장르와 형식을 넘나드는 한국 콘텐츠를 대거 포함한 가운데, ‘스캔들’이 특히 강하게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19금 영화 원작이 가진 금기와 유혹의 서사, 그리고 손예진·지창욱·나나라는 조합이 만들어낼 위험한 관계의 밀도. 23년 전 관객을 흔들었던 그 ‘파격’을, 2026년 넷플릭스는 시리즈라는 긴 호흡으로 다시 뒤흔들 준비를 끝냈다. ‘스캔들’은 오직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