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사고쳤다…첫방 전인데 벌써 1위, 넷플릭스·디즈니+ 꺾은 한국 드라마

2026-01-22 09:50

add remove print link

이나영 3년 복귀작, 넷플릭스·디즈니+를 누르고 시청의향률 1위
디지털 성범죄 카르텔 추적, 세 여성 변호사의 과거가 현재를 지배한다

첫 방송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이미 ‘정상’부터 찍었다. 공개일은 2월 2일이다. 그런데도 시청의향률 1위를 기록했다. 시작도 전에 판이 달아오른다는 건, 예비 시청자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승부가 갈렸다는 뜻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론칭 예정 드라마를 제치고 1위에 오른 한국 드라마가 등장했다.

'아너: 그녀들의 법정' 예고편 / 유튜브 '스튜디오지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예고편 / 유튜브 '스튜디오지니'

그 정체는 ENA 월화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연출 박건호, 극본 박가연,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하우픽쳐스, 이하 ‘아너’)이다. 22일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6년 1월 4주차 OTT K-오리지널 콘텐츠 시청자 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아너’는 시청의향률 5%로 론칭 예정 콘텐츠 드라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경쟁 구도는 더 선명하다. 뒤를 이은 작품은 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가 5%, 디즈니+ 드라마 ‘블러디 플라워’가 2%였다. 수치만 놓고 보면 ‘기대감의 방향’이 어디로 쏠렸는지 단번에 읽힌다.

‘레이디 두아’는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사라킴’과 그녀의 욕망을 추적하는 남자 ‘무경’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블러디 플라워’는 모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연쇄살인범 이우겸(려운)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플랫폼 파워와 장르 흡인력을 앞세운 신작들이 줄지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아너’가 공개 전부터 1위를 선점했다는 건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확신에 가까운 선택’으로 움직였다는 의미다.

'아너' 이나영 스틸 / KT스튜디오지니
'아너' 이나영 스틸 / KT스튜디오지니

‘아너’는 거대한 스캔들이 되어 돌아온 과거에 정면 돌파로 맞서는 세 여성 변호사의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동명의 스웨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세 변호사 윤라영(이나영 분), 강신재(정은채 분), 황현진(이청아 분)이 극을 이끈다. 법정이라는 익숙한 무대 위에서, 과거의 비밀이 현재의 사건을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누가 옳은가’를 따지는 드라마가 아니라, ‘무엇이 숨겨졌는가’를 끝까지 추적하는 구조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장르다.

이 작품의 ‘첫방 전 1위’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이나영의 약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다. 이나영은 ‘아너’의 대본을 처음 받고 “시청자 입장에서 소설 읽듯이, 단숨에 읽었다. 다음 편이 궁금해 멈출 수 없었다”고 말하며 “그 긴박한 서사 속에 들어가 있고 싶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윤라영이 상처를 직면하고 버티며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자신이 연기해 온 인물들과 성격도 장르도 확연히 다르더라.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복귀 자체가 화제인 배우가 ‘장르적 쾌감’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한 번에 붙는 지점이 있다.

이나영부터 이청아까지...호화 캐스팅 눈길 / KT스튜디오지니
이나영부터 이청아까지...호화 캐스팅 눈길 / KT스튜디오지니

윤라영은 수십만 SNS 팔로워를 보유한 ‘핫’한 셀럽 변호사다. 여성 범죄 피해자 전문 변호 로펌 L&J(Listen & Join)의 대외적 메신저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나영은 캐릭터가 “화려한 외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윤라영에겐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멈추지 않는 다른 이유가 있고, 그래서 그는 “윤라영은 갑옷을 두른 셀럽 변호사”라고 표현했다. ‘과거의 비밀’이라는 미스터리에 대해서도 “과거를 품고 사는 게 버겁지만, 또 그로 인해 ‘힘이 있어야 피해자를 대변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 그래서 약점이 드러나지 않게 ‘갑옷’을 두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처를 감춘 사람이 진실을 추적할 때, 법정은 단순한 재판장이 아니라 감정의 전장이 된다.

유튜브, 스튜디오지니

정은채와 이청아의 합류는 ‘호화 캐스팅’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다. 정은채는 ‘아너 : 그녀들의 법정’을 두고 “다시 용기 내어 도전한 작품”이라고 밝혀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정은채가 연기하는 강신재는 여성 범죄 전문 로펌 L&J(Listen&Join)의 대표로, 필요한 걸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자 같은 인물이다. 냉철하게 움직이며 항상 다음 플랜을 준비하는 ‘리더’로, 동료이자 친구인 윤라영과 황현진에게는 무한한 지지와 존중을 보낸다. 정은채는 ‘아너’를 선택한 이유로 “나를 배우로서 신뢰하고 기다려 준 제작진의 믿음이 있었다…이번 작품에선 ‘아너’를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이유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 작품이 내세우는 힘은 ‘인물’이다. 사건의 강도는 높고, 관계는 촘촘하다.

정은채, 법조계 명문가 출신 변호사 역 / KT스튜디오지니
정은채, 법조계 명문가 출신 변호사 역 / KT스튜디오지니

여기에 연기 고수들이 버티는 조연 라인업이 더해진다. 연우진을 비롯해 서현우, 최영준, 김미숙, 이해영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르물에서 시청자들이 쉽게 이탈하는 구간은 “그럴듯함이 무너지는 순간”인데, 이 라인업은 그 균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다. 인물이 설득력을 갖추면, 미스터리의 긴장감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아너’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소재의 현실감이다. 단순 미스터리 추적극을 넘어 ‘디지털 성범죄 카르텔’을 정면으로 다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견고하게 구축된 악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인물들의 두뇌 싸움과 추격 과정을 치밀하게 그린다. 촘촘하게 짜인 미스터리 구조 속에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드러나는 진실이 충격을 키우는 방식이다. 현실적인 소재에 드라마틱한 전개를 결합한 ‘아너’는 강렬한 화두를 던지면서도,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목표로 한다. ‘웰메이드 미스터리 추적극’이라는 기대가 여기서 나온다.

'아너: 그녀들의 법정' 포스터 / KT스튜디오지니
'아너: 그녀들의 법정' 포스터 / KT스튜디오지니

마지막으로, 세 변호사의 관계성이 작품을 끝까지 끌고 간다. 윤라영, 강신재, 황현진은 법대 동기로 만난 친구를 넘어 서로의 삶에 깊숙이 개입된 과거 사건의 ‘목격자’이자, 서로를 구원할 유일한 ‘공동체’로 묶여 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내면의 상처와 비밀을 공유한 채, 거대 악에 맞서 서로를 지켜내려는 모습은 끈끈하고 강렬하다. 생존을 위해 선택한 연대는 때로 위태롭고 때로 뜨겁게 전개되며 감정을 자극할 전망이다. “부서져도 끝내 무너지지 않고 함께 나아간다”는 서사는, 장르적 쾌감과 감정의 후폭풍을 동시에 노린다.

예고편을 접한 누리꾼 반응도 뜨겁다. “진짜 라인업은 미쳤다”, “라인업 미쳤다 오랜만에 챙겨볼 드라마 생겼네”, “ENA가 드라마 잘 만드네 이제”, “미쳤다 너무 멋있어요 2월까지 언제 기다려…” 등 기대가 쏟아졌다.

‘아너’는 오는 2월 2일 월요일 오후 10시 ENA에서 첫 방송된다. KT 지니 TV에서 공개된다. 관건은 하나다. 첫 회가 ‘기대감 1위’라는 숫자를 ‘입소문 1위’로 바꿔놓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그 출발선은 이미 남다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