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로봇 현장 출입 금지” 선언 일파만파
2026-01-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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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학습 데이터 확보 차단해 기술 발전 저해 우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전면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22일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생산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혔다.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이지만 이 같은 강경 입장이 초래할 수 있는 파급효과는 노동자 개인의 일자리 문제를 훨씬 넘어선다는 말이 나온다.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한국 피지컬 AI 산업 전반의 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피지컬 AI 로봇의 핵심은 학습이다. 아틀라스가 실제 생산 현장에서 인간 노동자의 작업 방식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데이터를 축적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가 가능하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 거부 방침은 이러한 학습 기회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다.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아틀라스는 현장 투입 없이는 실질적인 성능 검증과 개선이 불가능한 구조다. 실험실 환경과 실제 생산 라인의 복잡성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 대를 양산해 생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2028년에는 서열 등 물류 작업, 2030년에는 조립 라인에 본격 투입한다는 로드맵도 제시됐다. 국내 울산 공장을 비롯한 주요 생산 거점에서 노조의 반대로 로봇 투입이 불가능해질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가장 중요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기회를 잃게 된다.
자동차 생산라인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제조 환경 중 하나로 꼽힌다. 수천 개의 부품이 정확한 순서와 타이밍에 맞춰 조립돼야 하며, 각 공정마다 요구되는 정밀도와 안전 기준이 다르다. 업계에서는 아틀라스가 이러한 환경에서 실제로 작동하려면 현장 노동자들의 숙련된 동작, 돌발 상황 대처 방식, 공정 간 협업 패턴 등을 관찰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 없이 발전할 수 없으며, 피지컬 AI는 특히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의 반복 학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대부분의 작업을 하루 이내에 학습할 수 있지만, 이는 실제 작업 환경에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한 능력이다.
노조가 국내 공장에서 로봇 투입을 막을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공장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첫째, 학습 데이터의 다양성이 제한될 수 있다. 울산 공장은 현대차의 가장 큰 생산 거점으로, 다양한 차종과 공정이 집약돼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질과 양은 다른 어떤 공장도 대체할 수 없다는 평가다. 둘째, 개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본사와 가까운 울산 공장에서 실시간으로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개선하는 것과, 지구 반대편 공장의 데이터를 받아 분석하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셋째, 한국 특유의 생산 방식과 노하우가 로봇에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울산 공장이 보유한 수십 년간의 생산 경험과 최적화된 공정은 현대차의 핵심 경쟁력인데, 이를 AI 로봇에 학습시키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이미 자사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시범 투입하고 있으며, 실제 생산라인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도 자체 개발한 로봇을 공장에 투입해 학습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이들은 노조의 반대 없이 자유롭게 로봇을 테스트하고 개선할 수 있는 환경에서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다. 현대차가 기술적으로는 우위에 있을지 몰라도, 실제 현장 투입과 학습 기회를 박탈당한다면 결국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피지컬 AI 로봇 시장은 선점 효과가 매우 큰 분야다. 먼저 데이터를 축적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 시장 표준을 선점하고 후발주자는 따라잡기 매우 어렵다.
노조는 아틀라스 공개 후 현대차 주가가 폭등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오른 것에 대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노조 소식지는 "현대차 주력사업은 자동차 생산 및 판매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 주가가 폭등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올라선 핵심 이유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현대차가 단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AI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 가치 상승은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다는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반영한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노조가 로봇 투입을 막아 이러한 성장 동력을 차단한다면 결국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 단체협약에는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노사가 심의·의결하도록 돼 있다. 노조의 반대 입장은 법적·절차적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다. 그러나 문제는 무조건적인 거부가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하므로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노리는 자본가에 좋은 명분이 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아틀라스의 1대당 가격을 약 2억원, 연간 유지 비용을 1400만원으로 추정해 2년 이내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비용 대체의 문제가 아니다. 아틀라스는 최대 50kg의 무게를 들 수 있고, 영하 20도나 영상 4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며, 배터리를 스스로 교체하는 시간 외에는 사실상 24시간 일할 수 있다. 인간이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작업을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로봇과 인간이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면 노동자들은 더 안전하고 가치 있는 업무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조차 로봇이 현장에 투입되지 못한다면 시작할 수 없다. 
노조의 강경 대응이 장기화할 경우 현대차는 해외 공장 중심으로 로봇 투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는 노조가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 즉 해외물량 이관을 가속화할 수 있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해외 물량 이관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현재 국내 공장 중 두 곳은 생산 물량 부족으로 인해 고용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 원인으로는 미국 조지아에 있는 현대차 메타플랜트 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했기 때문이다"라며 "현재 해당 공장의 생산량은 10만 대 이하지만, 2028년까지 연간 50만 대 규모로 증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공장의 상당한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공장에서 로봇 투입이 불가능하다면 회사는 자연스럽게 로봇 활용이 가능한 해외 공장에 더 많은 투자와 물량을 배정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노조의 로봇 거부는 국내 공장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물량 이전을 촉진하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로봇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해외 공장과 로봇 투입이 불가능한 국내 공장 중 어디에 투자하고 물량을 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명확하다. 노조가 로봇을 막음으로써 지키려 한 일자리가, 오히려 해외 이전으로 인해 더 빠르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산업의 TSMC, 즉 로봇 파운드리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회사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 대를 대량 양산해 향후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로봇을 직접 설계하고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로봇 파운드리 모델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설계는 엔비디아가 하지만 생산은 TSMC가 하듯, 로봇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제품들까지 현대차가 대량 양산해주는 역할을 맡겠다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 회사가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로봇 산업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러한 비전은 자사 로봇인 아틀라스를 실제 생산현장에 성공적으로 투입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데이터를 축적해야만 실현 가능하다. 다른 기업들이 현대차에 로봇 생산을 맡기려면 현대차가 로봇을 실제로 운용해본 경험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로봇 파운드리가 되려면 단순히 로봇을 조립하는 능력뿐 아니라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노조의 반대로 이 첫 단계가 막힌다면 로봇 파운드리라는 원대한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어떠한 상황이 와도 노동자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현대차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분명히 경고한다. 노사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은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을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했다. 노조의 이러한 강경 입장은 고용 불안에 대한 절박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응 방식이 장기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술 발전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현대차가 아틀라스를 개발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테슬라, 도요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미 자체 로봇을 개발하고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현대차가 로봇 기술에서 뒤처지면, 결국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고용 불안으로 이어진다. 노조가 로봇 자체를 막기보다는 로봇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불안을 최소화하고 노동자들이 새로운 역할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는 "11대 집행부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접근은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뿐 아니라 한국 제조업 전반의 기술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차는 한국 최대의 제조 기업이자 기술 선도 기업이다. 현대차가 피지컬 AI 분야에서 성공하면, 관련 기술과 인력이 국내에 축적되고 이는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한다. 반대로 현대차가 이 분야에서 실패하면 한국 전체의 로봇 산업 발전이 지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