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의에... 유달리 '호남'이 술렁이는 이유

2026-01-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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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구조도 경선 방식도 흔들리나' 호남 출마 예정자들 불안감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 뉴스1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공개적으로 제의하면서 전북과 전남 지역 정치권이 동시에 술렁이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합당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공천 구조와 경선 방식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정 대표는 지난 2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함께하자”며 혁신당에 합당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조국 혁신당 대표는 “합당 제안은 가볍지 않다. 최고위원회의와 당무회의 등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고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 결혼 이야기가 나올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북 지역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들과 비례대표 시·도·군의원 출마 예정자들은 측근들과 비상 회의를 열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일부에선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과 함께 당원 투표를 통해 합당을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북 지역 출마 예정자들은 2014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합당 당시를 떠올리며 불안감을 드러낸다. 당시 전북도당에서는 양당 관계자들이 지방선거 전략을 논의했고, 새정치연합 측은 각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 1명과 새정치연합 후보 1명이 경선하도록 요구했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도 5대 5를 제안했다. 결국 1대 1 경선 방식이 받아들여졌지만, 결과는 새정치연합 후보들의 완패였다. 이후 새정치연합은 시의원과 도의원 비례대표 각 1석을 요구했고, 민주당이 이를 수용했다.

현재 전북에서 혁신당 소속으로 기초단체장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은 익산의 임형택 전 시의원, 남원의 강동원 전 국회의원, 정읍의 김민영 전 산림조합장, 부안의 김성수 전 군의장, 고창군의 유기상 전 군수, 장수군의 김갑수 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임실군의 김왕중 군의원 등이다. 이들 지역에는 이미 민주당 출마 예정자가 2명 이상 포진해 있다. 2014년 합당 당시의 방식이 적용될 경우 민주당 내부 경선을 거친 뒤 다시 혁신당 후보와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당원 50%, 일반 국민 선거인단 50%로 구성된 민주당의 기존 경선 규칙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당 출마 예정자들이 민주당 당원 기반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만큼 안심번호를 활용한 선거인단 구성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북의 한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는 “2014년처럼 경선을 하게 되면 혁신당 후보가 특혜를 받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통합으로 지방선거가 혼란에 빠지면 안 된다. 당원 투표에서 통합을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긴장감은 전남 담양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혁신당 ‘1호 단체장’인 정철원 담양군수가 있는 지역이어서 합당 논의의 파장이 특히 크다. 담양군수 선거 출마 예정자로는 혁신당의 정철원 현 군수, 민주당의 박종원 전남도의원과 이규현 전남도의원, 이재종 전 청와대 행정관, 무소속의 최화삼 전 담양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거론된다.

정 군수는 지역 건설업체 대표 출신으로 담양군의원을 거쳐 지난해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혁신당 후보로 출마해 51.8%를 얻어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 경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던 최화삼 전 이사장이 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판도가 급변했고, 이것이 당선의 주요 배경이 됐다. 그러나 이후 최 전 이사장과의 연대가 끊기면서 정 군수는 혁신당 소속으로 독자 행보를 이어왔다.

합당이 성사될 경우 혁신당이 정 군수가 기반을 다져온 담양을 지분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역 정치권에서 나온다. 사실상 전략공천에 해당하는 방식이지만, 민주당 내 기존 후보들의 반발을 감안하면 현실화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동시에 제기된다. 현직 도의원 2명과 전직 청와대 행정관 등 이미 지역 조직을 구축한 후보들의 반발을 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경선으로 방향이 잡힐 경우에도 문제가 남는다. 민주당의 기존 경선 규칙인 ‘당원 50%, 시민 50%’ 방식을 혁신당 출신 후보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100% 방식이 거론된다. 이 경우 정 군수 역시 민주당 경선 규칙에 따라 예비후보자 심사를 거쳐 가감산이 적용된 뒤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된다. 반대로 민주당 계열 후보로 담양군수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정 군수가 불리한 경선을 피하기 위해 탈당해 독자 노선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당이 무산될 경우에도 담양 선거 구도는 녹록지 않다. 지난 선거에서 최대 지원군이었던 최 전 이사장의 이탈과 민주당 중심의 행정 통합 기대 여론 등을 감안하면 정 군수의 재선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담양군수 선거를 둘러싼 여러 경우의 수는 정청래 대표와 조국 대표 간 합당 논의가 어떤 결론에 이르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논의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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