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홀리고 있는 '한국요리'... "왜 이제야 알았을까" 반응 폭발
2026-01-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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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먹으면 멈출 수 없다는 뜻에서 이름이...

한국식 달걀 요리에 미국인들이 완전히 빠져들었다. '마약 에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한국의 달걀장이 소셜미디어를 휩쓸고 있다. 한번 먹으면 멈출 수 없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미국인들은 이 달걀을 보고 "진짜 마약처럼 중독적"이라고 말한다. 레딧 같은 커뮤니티에는 "마약 성분은 없지만 중독성 때문에 한국에서 음식 앞에 마약을 붙인다"는 설명글이 올라와 있다. 우리나라에선 마약 표현을 음식에 붙이는 걸 피하는 추세지만, 미국에선 오히려 이 자극적인 이름이 인기 요인이 됐다.
레시피가 어이없을 정도로 쉽다는 게 폭발적 확산의 비결이다. 불도 필요 없다. 반숙 달걀을 간장·설탕·양파·대파로 만든 양념에 담그고 냉장고에 2~4시간 넣어두면 끝이다. 미국 요리 블로거들은 "6분이면 완성"이라며 감탄한다. 김밥이나 비빔밥, 불고기처럼 재료 준비하고 요리하느라 시간 걸리는 다른 한식과 완전히 다르다.
달걀장을 소개하는 영상의 댓글엔 "왜 이제야 알았을까" "일주일 내내 먹었는데 인정하기 싫다" 같은 반응이 쏟아진다. 한 미국인은 "병원 퇴원 후에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며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에서 한식당 2곳을 운영하는 셰프 크리스 조는 "한국에선 중독성이 강해서 마약 달걀이라고 부른다"며 "어머니가 항상 냉장고에 보관해뒀던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님이 식당에서 주당 80시간 이상 일했기 때문에 이렇게 먹으면서 버텼다"고 회상했다. 팬데믹 기간 레시피를 온라인에 공유했고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300명 이상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셰프가 됐다.
미국 스타일로 변형된 먹는 방식도 재미있다. 현지에선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 경우가 많다. 간장 양념의 짠맛이 중화되면서 마요네즈의 고소함이 더해진다. 한국에선 밥과 함께 먹지만 미국에선 핑거푸드처럼 달걀장에 마요네즈만 올려 그냥 먹기도 한다.
한국에선 달걀장을 여러 반찬 중 하나로 먹지만 현지에선 '한 그릇 요리'로 먹는다. 그릇에 밥을 담고 달걀장만 올려서 한 끼를 때운다. 밥 대신 퀴노아나 현미 같은 통곡물을 올리거나 당근 샐러드를 곁들인다. 김 가루를 뿌리고 김에 싸서 먹기도 한다. 간단히 준비할 수 있어서 아침 메뉴로 자주 쓰인다. 아이들 도시락 메뉴로도 인기다.
달걀장의 주재료가 간장이란 점도 흥미롭다. 간장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전통 발효식품이지만 고추장에 비해 해외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고추장이 주인공인 떡볶이나 비빔밥처럼 전면에 등장해 유명해진 음식이 드물다. 불고기에 간장이 들어가지만 소스가 고기에 스며들어 잘 보이지 않는다. 반면 달걀장은 달걀이 간장 국물에 퐁당 담겨 있다. 한눈에 간장이 보인다. 간장 양념이 맛을 결정하는 주연이다.
이런 열풍은 미국 내 한식 붐과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내 한식당 수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한국식 치킨과 핫도그를 파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각각 약 15% 늘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지난해 7월 "치킨, 김치, 바비큐 소스에 이어 이제 코스트코에서 한국 핫도그를 살 수 있다"며 "그게 바로 주류가 됐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레지는 지난해 2월 "한식 TV쇼와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2024년 합쳐졌다"며 "비한국인들이 처음으로 짜장면을 맛보는 영상이 계속 올라오는 걸 보면 문화가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가 2024년 9월 미국에서 공개된 후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틱톡에서는 관련 영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 식품산업 전문가들은 한식 트렌드가 더욱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 문화가 음악, 영화, 뷰티를 지배했고 이제 식품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년 한식 전망 보고서를 발표한 구르메프로는 "한국 맛, 기술, 제품 형식이 북미에서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시장에서 계속해서 견인력을 얻고 있다"며 "한국은 바이럴 요리나 일시적 온라인 트렌드에 의존하는 대신 정책, 무역 파트너십, 조직화된 산업 프로그램을 통해 식품 생태계의 장기적 세계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걀장 확산은 이런 흐름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단일 메인 메뉴를 넘어 다양한 반찬까지 미국인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한식 트렌드가 김치나 불고기 같은 대표 음식에서 벗어나 가정식 반찬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