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통했다…10년 전 작품인데, 결국 넷플릭스 '2위' 찍은 한국 영화

2026-01-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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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청불 스릴러, 넷플릭스 2위의 역주행 비결
심은경의 양면성이 만든 몰입, 추적 스릴러의 재발견

청소년 관람불가인데도 통했다. 개봉 10년이 지난 한국 스릴러가 넷플릭스 한국 차트 2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역주행’의 정석을 보여줬다. 극장가 흥행 기록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OTT에서 다시 붙는 작품의 생명력이다. 무엇보다 상위권에 신작과 화제작이 뒤섞인 상황에서 2016년 작품이 상단을 파고든 장면이라 더 선명하게 읽힌다.

19금인데 넷플릭스 2위 / (주)NEW
19금인데 넷플릭스 2위 / (주)NEW

정체는 2016년 3월 10일 개봉된 모홍진 감독의 '널 기다리며'다. 누적관객수 635,177명, 108분 분량의 스릴러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던 작품이다. 개봉 당시 ‘정통 추적 스릴러’의 결을 뚜렷하게 세운 영화가, 시간이 흐른 뒤 OTT에서 다시 ‘지금 볼 영화’가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25일 넷플릭스 코리아에 따르면,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 2위는 '널 기다리며'가 차지했다. 1위는 '더 립', 3위는 '그물', 4위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5위는 '얼굴', 6위는 '비밀일 수밖에', 7위는 '난징사진관', 8위는 '초(超) 가구야 공주!', 9위는 '슈퍼배드4', 10위는 '언틸 던: 무한루프 데스 게임' 순으로 집계됐다. ‘차트 상단=최신작’이라는 공식을 비껴간 2위의 존재감이 오히려 더 강하게 남는다.

'얼굴' 꺾고 2위 찍은 청불 영화 / (주)NEW
'얼굴' 꺾고 2위 찍은 청불 영화 / (주)NEW

특히 5위에 자리한 '얼굴'을 앞질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얼굴'은 107만 관객 수, 평점 8.19점을 기록한 연상호 감독의 영화로, 이미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그 작품을 제치고 '널 기다리며'가 2위까지 올라섰다는 건 ‘추억 소환’ 수준을 넘어, 실제 시청 흐름이 강하게 붙었다는 뜻이다. 자극적인 소재를 내건 신작들 사이에서 ‘청불 스릴러’가 다시 먹힌 셈이다.

'널 기다리며'는 심은경, 윤제문, 김성오가 주연을 맡고 오태경, 정해균, 안재홍, 김원해, 정찬훈, 한서진, 이갑선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관람객 평점은 7.74. 이야기의 핵심은 제목 그대로 ‘기다림’과 ‘추적’이다. 15년 전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은 소녀 ‘희주’(심은경)가,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범인 ‘기범’(김성오)을 쫓으며 벌어지는 7일간의 추적을 그린다.

심은경 첫 스릴러 영화 / (주)NEW
심은경 첫 스릴러 영화 / (주)NEW

서사는 초반부터 분노의 스위치를 눌러 관객을 끌어당긴다. “15년을 기다린 복수의 시간이 시작되는 날, 같은 패턴의 연쇄살인사건이 겹치며 모든 계획이 흔들린다.” 법정에 선 기범이 치르게 된 죄가 ‘단 한 건뿐’이었다는 설정은 감정선을 단숨에 끌어올리고, 출소와 동시에 유사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긴장은 가속한다. 희주는 복수를, 형사는 추적을, 기범은 자신을 제보한 ‘놈’을 찾아 나서는 구도가 맞물리며 속도감이 붙는다.

OTT에서 이 작품이 다시 살아난 지점은 ‘몰입 구조’가 또렷하기 때문이다. 제한된 기간(7일) 안에서 인물들이 동시에 달리고, 사건이 겹치며 계획이 흔들리는 구조는 ‘이어보기’에 최적화된 장르 문법이다. 여기에 심은경이 연기한 희주의 양면성—순수함과 냉정함이 공존하는 얼굴—이 단순한 피해자·복수자 프레임을 넘어서는 감정의 결을 만든다. 기범의 존재감, 대영(윤제문)의 집요한 추적선이 맞물리며, ‘추적 스릴러’가 가져야 할 긴장과 응집력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10년 만에 넷플릭스 흥행 / (주)NEW
10년 만에 넷플릭스 흥행 / (주)NEW

모홍진 감독이 던진 질문도 작품의 결을 단단하게 만든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등 극한의 상황에 내몰렸을 때, 순수한 소녀는 어떻게 될까. 순수성을 유지할 것인가, 혹은 괴물이 되어버릴 것인가.” 사건 해결만을 목표로 달리는 게 아니라, ‘정의’의 경계가 흔들리는 순간을 끝까지 밀착해 따라간다는 점이 장르적 여운을 남긴다. 그 여운이야말로, 10년 전 영화가 지금 다시 선택되는 이유에 가깝다.

유튜브, 잇츠뉴 It'sNEW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한국 스릴러가 넷플릭스 2위까지 올라섰다는 사실은, 콘텐츠의 수명이 극장 개봉 시점으로만 결정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널 기다리며'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왜 지금 다시?”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은, 결국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대이변 흥행 / (주)NEW
대이변 흥행 / (주)NEW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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