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클린턴도 분노 "트럼프 정부에 맞서 일어서야"
2026-01-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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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가의 핵심 가치가 점점 더 공격받고 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한복판에서 울려퍼진 총성이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의 총에 미국 시민 2명이 잇따라 숨진 사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시민들이 나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지난 7일 르네 굿(37)에 이어 전날 알렉스 프레티(37)가 이민세관단속국과 국경순찰대 요원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두 사람 모두 미국 시민이었다. 미니애폴리스 재향군인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였던 프레티는 토요일 이른 아침 이민 단속 작전 현장에서 요원에게 밀려 넘어진 여성을 돕다 숨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프레티의 죽음을 두고 "가슴 아픈 비극"이라며 "당파를 떠나 모든 미국인에게 우리 국가의 핵심 가치가 점점 더 공격받고 있다는 경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연방 요원들이 "미네소타 주민들을 협박하고, 괴롭히며, 도발하고, 위험에 빠뜨리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이는 전술을 제약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수주 동안 사람들은 복면을 한 이민세관단속국 신입 요원들과 다른 연방 요원들이 면책특권을 누리며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분노해왔다"며 "이런 전례 없는 전술은 이제 두 명의 미국 시민을 총으로 쓰러뜨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배치한 요원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규율과 책임을 부과하려 하기보다는 상황을 확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프레티와 굿의 총격에 대한 공개 설명은 제대로 된 조사에 근거하지 않았고, 영상 증거와 직접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국토안보부는 프레티가 9mm 권총을 들고 요원들에게 접근했으며, 요원들이 무장 해제를 시도하자 프레티가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변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프레티는 휴대전화만 손에 들고 있었고,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 브라이언 오하라는 프레티가 은폐 무기 휴대 허가를 받은 합법적 총기 소유자였다고 밝혔다.
목격자가 법원에 제출한 선서 진술서에 따르면, 연방 요원이 한 여성을 땅바닥에 밀어넘어뜨리자 프레티가 그녀를 돕기 위해 다가갔다. 요원은 프레티를 비롯한 관찰자 3명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 다른 요원들이 달려와 프레티를 붙잡아 땅바닥에 눕혔다. 목격자는 "그는 저항하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그저 여성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최소 5명의 요원이 땅바닥에 누운 프레티를 에워쌌고, 한 요원이 근거리에서 그를 향해 총을 쐈으며, 이어 10발이 넘는 총성이 울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이런 일은 멈춰야 한다"며 "이번 비극 이후 행정부 관료들이 접근 방식을 재고하고, 팀 왈츠 주지사, 제이콥 프레이 시장, 그리고 주와 지방 경찰과 건설적으로 협력해 더 많은 혼란을 막고 정당한 법 집행 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찾기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모든 미국인은 미니애폴리스와 다른 지역의 평화 시위 물결을 지지하고 영감을 얻어야 한다"며 "이는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것이 궁극적으로 시민 각자에게 달려 있다는 시의적절한 알림"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미니애폴리스의 상황을 "미국에서 일어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끔찍한 장면"으로 규정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복면을 한 연방 요원들이 아이들을 포함한 사람들을 집, 직장, 거리에서 체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행사하며 법 집행을 관찰하고 기록하던 평화 시위자와 시민들이 체포되고, 구타당하고, 최루가스를 맞았으며, 가장 참담하게도 굿과 프레티의 경우 총에 맞아 죽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피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설상가상으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우리가 직접 본 것을 믿지 말라고 하며, 지방 당국의 수사를 방해하는 것을 포함해 점점 더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전술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가 중대한 기로에 섰다고 경고했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취하는 행동이 앞으로 수년간 역사를 형성할 순간은 단 몇 번뿐"이라며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50년 만에 우리의 자유를 내준다면 다시는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며 "미국 민주주의의 약속을 믿는 우리 모두가 일어나 목소리를 내고, 우리나라가 여전히 '우리 미국 국민'의 것임을 보여줄 때"라고 촉구했다.
프레티의 부모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자신들의 아들을 "총잡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역겨운 거짓말"이라고 분노했다. "우리 아들에 대해 행정부가 한 역겨운 거짓말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역겹다. 알렉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살인적이고 비겁한 이민세관단속국 깡패들에게 공격받을 때 총을 들고 있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는 오른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고 빈 왼손은 머리 위로 올린 채, 후추 스프레이를 맞으면서도 이민세관단속국이 방금 밀어넘어뜨린 여성을 보호하려 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프레티의 죽음과 관련한 영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프레티를 "암살 미수범"이라고 불렀고,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 사령관은 "프레티가 법 집행관들을 학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영하 21도의 혹한 속에서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프레티가 총에 맞아 쓰러진 현장에 모여 추모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24일 "우리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거리의 증오에 책임이 있다는 말을 듣는 데 지쳤다"며 "어제 1만 5000명이 거리에서 평화롭게 시위했고, 깨진 유리창 하나, 부상자 한 명 없었다. 이런 평화 시위야말로 미니애폴리스와 미국이 세워진 바로 그 원칙을 구현한다"고 말했다.
에이미 클로부샤 미네소타 상원의원은 트윈시티 인근에 3000명의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배치돼 지역 경찰보다 3대 1로 많다고 밝혔다.
연방 판사는 24일 국토안보부에 프레티 총격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파기하거나 변조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렸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 법무장관은 주 당국이 아직 검사하지 못한 연방 당국 수집 증거를 보존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굿의 가족 측 변호사 안토니오 로마누치는 성명에서 "이번 주말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일은 충격적이고 매우 불안하며 가슴 아프다"며 "미국 시민이 헌법이 보호하는 활동, 즉 평화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옹호하기 위해 관찰에 참여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미국인이 끔찍한 영상을 보고 자신의 눈을 믿으며,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 활동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 바란다"고 했다.